"장애인도 임신 기쁨 똑같이 느껴요"…편견 버리고 격려와 응원 해줬으면
'나의 이름은 김연하 입니다. 긴장할 수록 헛딛는 발을 숨기느라 결혼식날 남편의 휠체어를 의지한 채 또박또박 걸어나가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제14회 전주인권영화제에'엄마는 한걸음씩'이라는 영상일기를 제작 출품한 김연하씨(30·평화동)의 책상에는 여느 아이를 가진 엄마와 마찬가지로'아빠가 들려주는 태교동화''엄마가 차려주는 자연밥상''아동발달학'까지 태어날 아이에 대한 염려와 사랑으로 가득했다.
장애인 부부로 지체장애 2급인 김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 3월까지 결혼에서 부터 태아인 보석이를 갖기까지의 과정을 8분 59초짜리 영상일기 형식으로 담담하게 담아냈다.
김씨는 "장애인 시설의 울타리에서 사회경험이 전혀없는 상태이다 보니 녹색불에 신호등을 건넌다는 사실조차 24살이 되어서야 알 정도로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큰 용기를 내는 것"이라며 "6년간 열애를 하면서도 남편의 장애가 자녀에게 유전이 될 수 있는 가능성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결혼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만큼 아이에 대한 염려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애부부에게도 결혼과 임신의 기쁨은 비장애인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는 김씨. 장애여성이 만나는 사회의 최대의 벽은 장애여성의 임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라고 전했다.
실제 김씨가 임신과정에서'아이의 미래도 있잖아''꼭 아이를 낳지 않아도 되잖아''아이는 갖지 않을거지? 잘 생각했다'는 편견에 휩싸인 말들로 깊은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심장수술을 해야 임신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의사의 말에 심장검사를 받기까지, 수 많은 고비를 넘겨 임신에 성공했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사회적 편견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이어져 임신 3개월째에는 병원에 입원하기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앞으로 태어날 보석이가 혹시 사춘기때 장애를 겪는 부모를 창피하게 여길 때면 이 동영상을 보여주고 싶어 제작했다"며 "많은 비장애인들이 이 영화를 보고 장애여성에 대한 우려와 비난 보다는 편견을 깨고 격려와 응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우리부부가 아이를 원한건 보석이를 만나지 않으면 또 다른 행복을 만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4개월 후면 태어날 아이에게 이렇게 약한 엄마에게 와줘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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