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노력하면 꿈은 반드시 이뤄져요"

박경림 뮤지컬 '헤어스프레이' 주인공 발탁

드디어 꿈이 이뤄졌다.

 

6년 전 미국 유학 시절 첫눈에 반해 15번이나 관람했고 그때부터 출연을 꿈꿨다. 하지만 2년 전 오디션 때는 보기좋게 떨어졌고, '협력 프로듀서'라는 이름으로 작품의 제작에 힘을 보태는 것에 만족해야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최근 진행된 오디션에 다시 도전해 마침내 주인공역을 따냈다.

 

12월 뮤지컬 '헤어스프레이'의 무대에 오르는 방송인 박경림(30) 얘기다. 연습을 하러 나선 그를 대학로에서 만났다.

 

"오디션에 합격한 날 너무 북받쳐서 막 울었어요. 2년 전 물러났으면 이 작품은평생 못했을 거에요. 주인공이 18살이니, 제가 완전히 막차를 탄 것이죠. 이를 갈면서 다음에는 꼭 역할을 따내겠다고 결심했어요. 보컬 선생님이 저보고 '죽자고 하는사람은 이길 수가 없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박경림이 뮤지컬 무대에 서는 것이 특별히 화제가 되는 것은 그의 목소리 때문이다. '쇳소리'로 대표되는, 그래서 방송에도 부적합하다는 지적을 종종 받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 뮤지컬 주인공은 언감생심이다.

 

물론 그는 과거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는 그의 목소리에 적합한 노래를 골랐고, 수차례 기계적으로 다듬어 음반을 낸 것이었다. 뮤지컬 무대에서 라이브로 노래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보컬 선생님이 처음에 제 목소리를 들었을 때 '절망적이었다'고 하셨어요. '처음에 네 목소리를 듣는데 내 목이 아팠다'고 하셨는데 정말 표현이 사실적이죠?(웃음)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셨대요. 제가 모든 것을 바쳐 연습한다는 것을 느끼셨대요."20~3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그가 따낸 역은 18살 뚱보 못난이 여고생 트레이시.

 

동명 영화를 각색한 '헤어스프레이'는 196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트레이시가 TV 댄스경연대회를 통해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신나는 춤과 음악으로 엮은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서 트레이시 역에는 세 명의 배우가 캐스팅됐는데, 그 중 박경림이 가장 나이가 많다.

 

"출연자였다가 DJ를 꿰찬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나, 관객이었다가 주인공이된 '헤어스프레이' 모두 정말 운 좋게 막차를 탔어요. 30대의 아기 엄마가 된 제게는 정말 과분한 일이죠. 감사할 따름이에요. 그만큼 부담도 되지만 너무나 간절히 원했던 일이라 멋지게 해내고 싶어요."박경림은 트레이시의 이야기가 딱 자기 이야기 같아 꼭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전 방송에 데뷔하기 전까지 저 자신을 예쁘다고 생각도 안했지만 못생겼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연예계에 오니까 전 못생기고 목소리도 이상한 애가 됐더라고요. 그래서 충격을 받았어요. 하지만 거기서 좌절하지 않고 나 자신을 믿고긍정적으로 생각한 것이 여기까지 오게 했어요. 그 모습이 트레이시 안에 있어요.

 

미국에서 공연을 보는데 대사는 반밖에 이해를 못해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흥분되면서 '저건 나다, 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그는 "난 뮤지컬 배우가 되려는 게 아니다. 그럴 역량도 없다. 오직 이 작품을 하는 것이 꿈"이라며 "지난 6년간 매일 이 뮤지컬의 노래들을 들으며 연습했고 꿈을키워왔기에 감히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오디션은 통과했다. 그런데 여전히 의문은 든다. 과연 고음을 처리할 수 있을까. 과연 라이브로 노래할 수 있을까.

 

"'고음이 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네, 되요. 그런데 제 식으로 해요.

 

첫 연습 때 동료배우들이 박수를 쳐줬어요. 기대했던 것보다 잘해서였겠지만, 박수를 쳐주니까 정말 힘이 됐어요. 사실 요즘에도 제가 라디오 진행하며 노래를 부르면청취자들이 '제발 부르지 마라', '둘째 낳으러 들어가라'는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세요.(웃음) 하지만 공연 보러 오시면 그동안 생각했던 박경림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1월에는 출산을 하고, 12월에는 뮤지컬 무대에 서게됐으니 올해는 내게 정말 특별한 해"라는 그는 "요즘은 공연에 대한 부담에 막이 오르면 가사가 생각이 안나 헤매는 악몽을 매일 꾸지만 꿈을 향해 뛰어가고 있다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관객들에게 제가 제일 잘하는 배우라고는 절대 자부하지 못해요. 하지만 워낙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가진 작품이고, 제가 이 작품으로 꿈을 이룬 것처럼 관객들에게도 꿈을 다시 꿀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요."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외교 ‘강행군’ 여파 속 일정 불참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전주시 6시간 28분 49초로 종합우승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통산 3번째 종합우승 전주시…“내년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종합우승 전주시와 준우승 군산시 역대 최고의 박빙 승부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최우수 지도자상 김미숙, “팀워크의 힘으로 일군 2연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