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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로…신디사이저로…드럼으로…대금의 다양한 변주

음반 '꿈꾸는 소년' 발매한 대금 연주자 이창선씨

날카로운 눈매 때문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 대금 연주자 이창선씨(34). 투박하고 꾸밈없는 말투 때문에 오해도 간간히 샀지만, 푸근하고 정 많은 이라는 것을 알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요구되지 않았다. 지난 6개월간 그가 두문불출했다. 그러더니 내놓은 음반 '꿈꾸는 소년'. '2009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영아르코 프론티어 아티스트'에 선정되면서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내가 전생에 무슨 좋은 일을 했기에 이런 악기를 연주하나 싶을 때가 많습니다. 좋은 거니까,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죠. 전혀 다른 대금 연주곡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창선이 왜 있어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 친구에 의해 대금을 접하면서 아버지와 오랜 기간 삐그덕댔다. "대금 안 시켜주면, 학교도 그만둔다"고 으름장까지 놓아 아버지에게 난생 처음 맞기도 했다. 어른들의 눈에 비춰지는 '딴따라의 길'이 달갑지 않았으리라. 그래서 그는 "꿈꾸는 소년을 사랑하는 아버지께 이 앨범을 바친다"고 했다.

 

작곡자로 참여한 황호준씨, 지원석씨와 호흡을 맞춘 것은 2007년부터. 이들의 손을 거쳐 대금 독주곡을 비롯해 피아노, 신디사이저, 기타, 드럼, 퍼커션과 어우러지는 곡들로 태어났다. 블루스 풍의 '신고산 가는 길', 보사노바 리듬의 '하늘 소풍', 재즈 분위기의 '꿈꾸는 소년' 등 대금의 다양한 주제와 변주가 시도됐다.

 

물론 이같은 도전에 대해 그가 처음부터 반색한 것은 아니었다. 밴드와 함께 무대에 서면 대금 소리는 온데간데 없이 묻히고, 과장된 소음만 남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사람들을 만나보면 대금에 대해 호기심은 많은데 다들 어렵다고 했어요. 어떤 사람에게, 어떻게 접하느냐에 따라 다를 텐데 속상했죠. 대금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욕심이 그때 생겼습니다."

 

이번 앨범에도 수록됐던 '다향'의 경우 3년 전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투브에서 2만여건 이상이 조회된 바 있다. '이창선의 대금 스타일'이 기운 넘치는 보사노바와 만나고, 감미로운 블루스와 어우러져도 괜찮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때 생겼다고 했다. 그는 내년에도 또다른 음반을 준비할 계획. 그는 "자신의 음악적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깨닫게 되는 그날까지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나주 출생인 그는 전북대와 목원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전주시립국악원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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