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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보여주고 싶었죠"

전주 신동초 '생각대로 부모밴드' 결성…"아직은 초보 그래도 행복"

지난 7일 전주시 솔내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생각대로 부모밴드'의 첫 공식발표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신동패밀리 밴드의 연습 장면. (desk@jjan.kr)

무대라고는 노래방 무대가 전부였던 엄마 아빠가 어느날 밴드를 하겠다고 나섰다. 그들이 학부모 밴드를 결성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가 무엇인가 할 때면 우리 아들 잘할 수 있어라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나라면 정말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엄마 아빠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서 기뻐요."

 

손과 발을 따로따로 써야하는 드럼을 배우면서 두뇌 회전이 빨라진 것 같다는 정양순씨(36). 가정이란 울타리 안에서만 생활하다 바깥 생활을 접하게 되니 설레임과 두려움, 부담감과 책임감이 동시에 밀려왔다.

 

여자 단원들 중에서는 나이가 가장 많은 최은주씨(45)는 한 때 잠깐 드럼을 배웠던 5학년 딸아이의 권유로 밴드에 들어왔다. 최씨는 "드럼이 그냥 두드리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며 "평생 없는 기회일 것 같아 밴드에 도전했다"고 웃었다.

 

집에서 가끔 통기타를 치던 이남기씨(37)는 회사에서 퇴근하자 마자 부리나케 밴드 연습실로 뛰어왔다. 평소 베이스 기타를 배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4학년·1학년인 두 아들들에게 악기를 연주하는 멋진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지난 7일 전주시 송천동 솔내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생각대로 부모밴드'의 첫 공식발표회 '오디션'. 정수라의 '환희' 부터 밥 딜런의 '노킹 온 해븐스 도어'까지, 청심환까지 먹어가며 오른 무대는 뜨거웠다.

 

'생각대로 부모밴드'는 신동초등학교 학부모들로 구성돼 있다. 전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센터장 김수현)의 '학교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 일환으로, 전주솔내청소년수련관(관장 고봉호) 전주신동초등학교(교장 이규태)와 연계해 학부모들에게 알림장을 보내 지난 6월 말 희망자를 모집했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연습을 시작한 것은 9월부터. 한 명을 빼고는 전부 초보자인 데다가 당장 악기가 없어 솔내청소년수련관 청소년 밴드에게 빌려 쓰면서도 1주일에 3회씩 연습에 매달렸다.

 

'생각대로 부모밴드' 안에서도 세 개의 팀으로 나눠 '신동패밀리 밴드'에는 이성목(드럼) 윤명희(건반 ) 이남기(베이스) 김형준씨(일렉기타)가, '블랙홀 밴드'에는 정양순(드럼) 주라다(베이스) 한은주 박주은씨(일렉기타)가, '프리데이 밴드'에는 최은주 최은경(드럼) 안순이 김병직(베이스) 김옥희(일렉기타) 서영주씨(일렉기타 및 보컬)가 참여했다. 정애경씨는 '신동패밀리 밴드'와 '블랙홀 밴드'의 보컬을 겸하고 있으며, '프리데이 밴드'의 베이스 주자 김병직씨는 신동초 학부모는 아니지만 '생각대로 부모밴드'를 담당하고 있는 전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기획실장이다.

 

밴드 지도를 맡아온 서영주 솔내청소년수련관 팀장은 "악기라는 게 당장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지치는 모습들도 보였지만, 지금은 어떤 무대에 서도 비어보이지 않는 밴드가 됐다"며 "학부모들도 밴드 활동을 통해 생활에 활력이 생기고 자녀들과의 관계도 더 친밀해 진 것 같다"고 말했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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