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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이경미 전주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 실장

오빠 사고후 법률공부…범죄 피해자·가족들에게 법률·신체피해 등 지원

"범죄 피해자에 관심이 거의 없을 때 제 졸업 논문 주제가 범죄피해자였어요. 나중에서야 20년 이후를 예측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단법인 전주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사장 홍종길)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경미 실장(45)을 만났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가정법률상담소에서 상담사로 일하다가 지난 2007년부터 이곳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주인공. 고등학교 1학년 때 둘째 오빠가 공장에서 사고로 2급 장애인이 되었지만, 법을 잘 몰라 보상금마저 변호사에게 빼앗기게 된 이후 법학과에 진학하면서 가정법률상담소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내담자 중 60~70%가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이었기에 같은 여성으로서 돕고 싶은 마음이 된 것.

 

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범죄로부터 예기치 않은 피해를 당한 피해자와 그 가족 또는 유족이 범죄로 인해 입은 정신적·신체적인 피해에 대해 생계비와 치료비 지원 등으로 아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다. 범죄 피해로부터 조속히 벗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출장, 전화 상담으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것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 방문자들의 가슴 아픈 사연 등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돕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의 법률 상식 뿐만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인내심이 요구되기 때문.

 

"친족으로부터 강간 당한 피해자가 있었는데, 신속한 치료가 어려웠고, 오랫동안 무기력해져 있는 상태라 쉽게 회복되지 않아 답답했습니다. 오히려 증세가 더 심해지는 것을 보니 제 마음이 더 무너지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오랜 후유증으로 생업조차 포기하던 이들이 일하게 될 때 혹은 가해자들이 반성하고 피해자와 합의를 이뤄냈을 때, 완쾌된 내담자들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면 그때만큼 보람된 순간도 없다고 했다.

 

"내담자들이 이곳을 찾을 때 여자분이어서 마음이 편안하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아무래도 남성보다는 여성이 내담자들의 고통이나 아픔에 대해 더욱 섬세하게 반응할 수 있지 않나 싶어요."

 

그는 매일매일을 충실히 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모든 내담자 상담 뿐만 아니라 지원센터에 필요한 다양한 지식을 얻기 위해 틈틈히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마지막 소망은 전라북도 범죄피해자 쉼터가 만들어져서 신변에 위협을 당하는 피해자나 증인들이 피할 곳을 마련되는 것. 모든 여성들의 신변이 안전하게 되는 그날까지 그의 노력은 계속될 것 같다.

 

/임영신 여성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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