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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방송 강화위해 수신료 배분 몫 늘려야"

취임 한달 맞은 곽덕훈 EBS사장…교양프로그램 축소 의미는 아냐

 

"'스타 강사'를 영입하는 등 수능강의 방송의 강화를 위해서는 재원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가구당 2천500원의 수신료 가운데 현재 70원에 불과한 EBS 몫을 600원 선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지난 10월 19일 취임해 1달여를 맞은 곽덕훈(60) EBS 사장을 30일 만났다. 그는 그동안 일선 학교를 돌며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홈페이지에 '사장과의 대화' 게시판을 마련해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곽 사장은 EBS의 최우선 과제로 국민적 요구 사항인 수능강의 방송을 비롯한 학습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를 꼽았다. 그것이 정부와 정치권뿐 아니라 시청자들이 원하는 방향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공적 재원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EBS가 공교육 강화를 위해 뛰려고 해도 '실탄'이 부족하다"며 "EBS 몫의 수신료를 가구당 600원 정도로만 올려도 교육체계를 정말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흔히 예상하는 바와 달리 올해만 해도 EBS 총 예산 1천970억원 가운데 67%인 1천324억원을 교재출판과 방송광고 등 자체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며 "수신료와 방송발전기금, 특별교부금 등을 합쳐도 646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1/3에 불과한 공적재원의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수능강의 프로그램을 강화하면서 교양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시청자들과 사내외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잘하는 부분은 육성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뜻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EBS 역할에 걸맞을 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요구도 많은 교양 프로그램을 축소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수능강의를 비롯한 교과학습 프로그램 강화 방안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스타 강사' 영입이 필수적"이라며 "사교육계 인사가 장학관이 되는 시대이니 공교육에서 의지를 펴려는 '스타 강사'들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사장이 직접 찾아가겠다는 태세다.

 

학교 교사들 가운데서도 강의에 뛰어난 사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지방 소재 학교 교사라면 EBS가 직접 찾아가서 강의를 녹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또 "EBS 교과학습 프로그램이 '재미없다'는 인식이 있을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사내외에서 교육 전문가를 모집해 인센티브와 학위 취득 지원을 통해 회사 간판으로 키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초중등 수업 자료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을 지낸 이러닝(e-learning) 전문가답게 '교육 디지털 자료은행(Educational Digital Resource Bank)'이라는 학습 동영상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일선 학교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교육과학기술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곽 사장은 "취임하고 나서 보니 EBS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에 부응하려면 CEO가 사내외 소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낙하산'의 시대가 아니라 '패러글라이딩'의 시대"라며 "톱다운 방식의 리더십보다는 수평적인 파트너십이 더 중요한 때"라고 말했다.

 

지난 8-9월 EBS 사장 공모 때 심사위원이었다가 재공모 때 사장 후보로 나선 전력 때문에 논란이 일기도 했던 그는 노조 등이 제기했던 의혹을 일축했다. 취임 당시 노조는 곽 사장에 대해 EBS를 '학원방송'으로 회귀시키고 KBS와 통합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직원과의 대화'도 요구한 바 있다.

 

지난달 23일부터는 EBS 홈페이지 '사장과의 대화' 게시판을 통해 시청자들의 질의에도 직접 답변하고 있는 곽 사장은 "디지털 세대의 쌍방향 욕구를 반영하는 한편, 시청자들의 요구 사항과 업무 현안을 파악하려고 게시판을 열었다"고 밝혔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 영문판에 'EBS' 항목을 직접 등재했다며 디지털 감각을 과시했다.

 

곽 사장은 노조 등 일각에서 제기되는 KBS와 통합설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며 "교육이 국가경쟁력의 원천인 한국에서 국민이 EBS의 위치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자명하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관련 업계에서 교육과 디지털, 통신 분야에서 누가 가장 앞선 사람인지 물어보라"며 "방송과 통신 매체를 연계해 EBS를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앞선 최고의 방송으로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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