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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카이 "'클라드'로 새바람 낼게요"

성악도 카이, 작곡가 김형석과 손잡고 싱글 발표

키 182㎝에 지-드래곤의 모히칸 스타일 머리, 얼굴은 탑을 닮은 크로스오버 가수가 등장했다. 외모만으로도 호감이 가는 카이(본명 정기열ㆍ28)는 서울예고를 수석 졸업하고 서울대 성악과 학사, 석사를 마친 후 현재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엄친아'다.

 

2002년 슈베르트 콩쿠르 입상, 2007년 동아 콩쿠르 성악부문 3위, 올해 오사카 국제 콩쿠르 3위 등 바리톤 성악가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대중음악 작곡가 김형석을 프로듀서로 맞아 '클라드'(클래식+발라드)라는 신조어를 앞세워 싱글음반 '벌'을 발표했다.

 

소프라노 조수미, 신영옥, 피아니스트 백건우,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등 유명 클래식 아티스트가 포진한 유니버설뮤직 클래식과 지난 10월 전속 계약을 맺은 그는 음반 발매에 앞서 조수미의 전국투어에서 협연 파트너로도 나서 최근 화제가 됐다.

 

싱글 음반이 발표된 8일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의 한 레스토랑에서 김형석과 카이를 만났다. 카이는 일본 애니메이션 '피아노의 숲' 주인공 이름이자 중국어로 '열다'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라고 한다.

 

앞길이 창창한 성악도가 왜 크로스오버 음악을 택했을까. 카이는 뮤지컬 등의 공연을 보면서 클래식이 과거의 것만 답습하는 데 대해 답답함을 느꼈다고 했다. 학교 수업을 받을 때 클래식을 재창조하려 하면 "왜 네가 가진 걸 음악에 표현하려 하느냐"는 지적에 막연한 막힘을 느꼈다고 했다.

 

카이는 "사실 학교 교수님의 90%가 내 진로에 반대하셨다"며 "하지만 '향수'를 불러 국립오페라단에서 나와야 했던 박인수 지도교수님이 용기를 주셨다. 대중이 아름다움을 느끼는 노래를 부르는 게 가수의 의무이지, 성악가로서 자존심을 지키는 게 의무가 아니라고 하셨다. 큰 힘이 돼주셨다"고 덧붙였다. 또 박 교수는 셀린 디옹, 마이클 볼튼 등 훌륭한 발성을 지닌 팝 가수를 연구하며 테크닉적인 부분의 조언도 해줬다고 한다.

 

"휴대전화 통화연결음, 지하철 환승역에서도 클래식이 흘러나오잖아요. 우리 주위에 가까이 있으면서도 사람들이 클래식에 이질감을 느끼죠. 김형석 프로듀서와 음악 작업을 하며 대중이 받아들이는 클래식의 접점을 찾는 게 핵심이었어요. 대중이 한 번에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조금씩 스며들고 싶어요."(카이)

 

한양대에서 작곡을 공부한 김형석도 새로운 도전에 나선 카이를 통해 깊이 있는 음악을 할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요즘 너무 가볍고 자극적인 대중 음악계에서 원초적이고 깊은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조미료를 친 일회성 음악이 판치는 현실에서 이번 작업으로 오래가는 음악을 만들겠다는 한풀이를 할 겁니다. 그 열망이 카이와 잘 맞았어요."(김형석)

 

 

김형석과 카이는 다른 크로스오버 가수들과의 차별화를 위한 방향도 공개했다. 보통 크로스오버 가수의 80%가 대중이 친숙하게 느끼도록 리메이크곡을 발표하지만 카이는 창작곡을 선보이는 것.

 

이번 싱글 타이틀곡 '벌'은 '쇼팽 발라드 1번'을 샘플링하고 팝에서 안 쓰는 8분의 6 박자 비트에 한국적인 멜로디, 시적인 가사를 얹었다는 게 김형석의 설명이다. 또 시크릿 가든의 곡인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도 리메이크해 담았다.

 

이번 싱글음반은 낯설지 않도록 색깔을 맞추고 숨을 고르는 과정이라는 두 사람은 내년 2월 발매될 정규 음반에서 클래식 보컬로 할 수 있는 많은 장르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김형석은 "특별히 히트하는 장르라는 건 없다"며 "크로스오버 음악과 재즈는 마이너리그 장르라는 건 선입견이다. 어떤 장르도 마이너리그는 없다. 어떤 형태로 보여주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카이는 최근 협연한 대학 선배 조수미를 통해 또 다른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카이 같은 사람이 나와 클래식계를 이끌어야 한다. 난 성공했지만 새 바람이 불어야 할 때"라고 격려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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