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풍경의 재발견
군산 월명동과 장미동 근처엔 일본인들이 살았던 근대식 건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일본 자본주의와 수탈의 상징인 구 나가사키 은행이 대표적. 군산 개복동은 해방 이후 전쟁을 피해 몰려든 피난민들이 많았다. 2000년까지는 군산을 대표하는 상권이자 성(性)문화가로 불빛이 꺼지지 않았지만, 성매매 특별법이 만들어져 급속도로 낙후됐다.
식민의 역사와 해방, 낙후된 지역과 새만금 개발. 역사와 문화를 경제주의적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에 반기를 든 프로젝트그룹 동문(대표 신석호)과 임시공간 방편(대표 신석호)이 군산을 다시 읽고, 군산 정 갤러리에서 23일부터 29일까지 '군산 - 역사의 기억과 도시의 재생'전을 연다.
신석호 대표는 "이번 전시는 지역의 역사 연구, 거리 경관 조사, 시민들의 인터뷰 등을 통해 문화도시의 창조적 대안을 찾기 위한 취지"라며 "워크숍과 그림과 사진, 설치 작품이 함께 어우러진다"고 말했다.
참여작가는 신씨를 비롯해 고보연 김영봉 소동성 신석호씨와 도심 재생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의 모임인 문화시민 네트워크 36.5℃가 참여했다.
'도시 역사와 기억의 호출'과 '군산 근대 탈근대의 사이와 기억'에서는 도시의 기억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사진 작품들이 전시된다. 문헌 자료를 찾고, 주민들을 인터뷰 한 자료가 바탕이 됐다.
오민근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경관연구위원회 부위원장의 '탈식민의 관점에서 본 군산의 역사와 지역의 재생'을 주제로 한 강연과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무대가 됐던 군산 개복동, 창성동, 미원동 등을 투어도 참고가 됐다.
설치미술가 김영봉씨는 '골목의 발견'을 통해 '군산의 발견'을 시도한다. 김씨는 "군산 미군기지, 골프장, 월명동 골목 등에서 수집한 나무로 골목을 형상화하는 설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골목을 낙후된 공간으로 떠올리기 쉽지만, 이것 역시 잊혀지기 쉬운 생활의 풍경임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예가 고보연씨의 '지역 재생과 장소 드로잉'을 주제로 한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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