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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흙사랑회

흙 만지며 비움과 채움 배워요…전주대 평생교육원서 인연…15년째 활동

주먹만한 흙덩이를 전자물레에 올려놓고 빚은 지 벌써 15년. 흙사랑회 회장인 김정옥씨가 '꼬막'(물레 위에 올라간 흙덩이) 윗부분에 왼손 엄지를 대고 지그시 누르니, 5초도 되지 않아 소용돌이가 만들어지더니 그릇 모양이 빚어진다.

 

전주대 평생교육원에서 흙으로 만나 적게는 10년, 많게는 15년까지 인연을 쌓아온 흙사랑회. 김 회장을 비롯해 권영희 김옥자 이경자 이대희 이정금 이주연 전계숙 최윤정씨가 주인공이다.

 

이들의 지도를 맡은 유일한 '청일점'인 이명복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40~60대 초반의 평범한 가정주부들.

 

'흙을 만지면 잡념이 없어진다','마음이 고요해지고 편안해진다'는 이유로 물레질을 해오다 작업실까지 갖춘 아마추어 작가로 성장하게 된 이들도 여럿이다. 도자는 기술로 빚는 것 보다는 마음으로 빚는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도자기는 맛이 있어요. 누가 더 잘하고 못하는 게 없는 것 같아요. 만들어 놓고 보면, 자기 모습과 꼭 닮아 있거든요."(이경자씨)

 

"이제 얼마 되지 않은 흙 공부지만 물레 앞에 앉을 때면 무엇을 채우고 비울 것인지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비움과 채움에 대해 떠올려보게 됩니다." (전계숙씨)

 

이들이 주로 작업하는 것은 조합토를 활용한 큰 도자기를 비롯해 동영토와 삼백토, 청자토를 사용한 생활자기, 조명등. 길게 뽑은 흙을 쌓아올리는 타래쌓기나, 흙을 밟고 주물러 판을 만들어서 도자를 빚기도 한다. 도자는 가마에서 굽기 전 건조하는 과정에서 터져서 못쓰게 되기가 십상. 다시 유약을 바르고 가마에서 불을 만나 나오는 도자를 갖기까지 모두 자신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안되지만, 그것이 또다른 즐거움.

 

이들은 "흙이 가마에서 처음 다녀오면 분홍빛 살결이 마치 시댁에 도착해 가마에서 내리는 새색시의 볼 같다"고 말했다.

 

총무를 맡는 이경자씨는 "회원들 대다수가 작가라는 타이틀에 연연해하지 않고 자기 작업을 묵묵히 하는 편"이라며 "이미 회원들 대다수가 전북, 경기, 전남 등에서 작품을 출품해 수상했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작업에 임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회원들의 집을 방문해보면 마치 카페를 연상시킬 정도로 직접 빚은 작품들로 전시가 돼 있다"며 "앞으로도 회원들과 함께 행복을 담는 그릇을 빚겠다"고 말했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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