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은 춤과 노래, 연기를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는 종합예술이다. 올해 국내 뮤지컬 무대에는 그중에서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작품들이 선보인다.
그동안 인기를 끈 정통뮤지컬과 달리 춤이 주인공이 되는 작품들은 최근 주춤하는 국내 뮤지컬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관객들에게는 뮤지컬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기회이기도 하다.
8일부터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컨택트'는 춤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등장인물들이 한 소절도 노래를 부르지 않는 독특한 형식으로, 뮤지컬로 분류할 수 있느냐는 논란까지 벌어질 정도로 춤이 중심이 된다.
브로드웨이 정상의 안무가 수잔 스트로먼이 처음으로 연출까지 맡았던 작품이다. 국내 초연인 이번 공연에는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주원과 유명 안무가 이란영 등이 무대에 오른다.
5월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백조의 호수'는 차이콥스키의 고전 발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무용과 뮤지컬의 경계에 있는 댄스뮤지컬이다.
영국 출신의 연출가 겸 안무가 매튜 본의 작품으로, 1999년 토니상에서 연출상 등 3개 부문 상을 받았다. 가녀린 여성 백조들이 등장하는 발레 공연과 달리 근육질의 상체를 드러낸 남성 무용수들이 역동적인 무대를 보여준다.
올해 국내 최고의 기대작으로 8월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빌리 엘리어트'도 춤이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겨 지난해 토니상 10개 부문을 석권한 이 뮤지컬은 탄광촌 소년 빌리가 발레리노의 꿈을 이루는 과정 곳곳에 등장하는 댄스 장면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핵심 포인트다.
무대에서 빌리는 발레와 탭댄스뿐만 아니라 힙합, 현대무용, 애크러배틱까지 다양한 춤의 향연을 펼친다. 영화에서 안무를 맡았던 피터 달링이 뮤지컬에서도 안무를 맡았다.
해외 대작 외에 창작뮤지컬 무대에도 춤이 강조된 신작들이 눈에 띈다.
23일 막을 올리는 '올 댓 재즈'는 안무가 서병구가 브로드웨이의 대표적 안무가 밥 포시에게 모티브를 얻어 만든 창작뮤지컬이다.
'잭팟'은 대사 없이 노래와 춤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넌버벌 댄스뮤지컬로, 마이클 잭슨이나 제니퍼 로페즈 등과 작업한 세계적인 안무감독 믹 톰슨이 참여했다.
'컨택트'의 제작사 오디뮤지컬컴퍼니의 신춘수 대표는 "올해에는 춤을 강조한 새로운 형식의 뮤지컬이 관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 색다르고 다양한 작품들이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세계적으로 뮤지컬이 경직된 장르가 아님에도 우리는 연극적 요소가 강조돼 다양한 실험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그동안 춤을 즐길만한 뮤지컬이 많지 않았는데 올해 뮤지컬 무대에 벌어질 춤판이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고 다양한 장르의 발전에도 이바지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