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조국애, 위대한 예술로 승화
윤이상은 서양음악학자들에 의해 더 많이 연구되고 있다. 그들은 윤이상의 음악을 그가 생전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스스로 얘기한 도교사상에 이입하여 정중동(靜中動), 동중정 즉 움직이지 않음 속에 움직임이 있고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그 자체는 변함이 없는, 부분 속에 전체가 있고 전체 속에 부분이 있는 도의 사상을 음악으로 표현했다고 논의한다.
서양 클래식 작곡가들이 독특하고 개성적인 창작미학의 시원지를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에서 찾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윤이상은 새로움을 찾는 그의 클래식 미학의 시원을 동양사상에서 찾았다. 브리태니커 사전 17권에 실린 그의 음악에 대한 설명은 '그의 작품은 한국·중국의 궁중음악과 불교·도교의 신화적 소재가 주를 이룬다'고 나와있다. 그의 작품들은 옛날 한국 궁중음악의 예스러움 부터 그의 고향 통영의 흥분된 억양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를 모태로 하고 있다.
유럽 음악계에서는 그의 음악을 '세계음악사의 행운' 이라고 까지 칭송한다. "윤이상의 작품이 세계적이다"는 독일 음악학자 발터-볼프강 슈파러의 말은 그의 음악이 보편적으로 이해되기 쉽고 가치가 있으며 언어적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는 과거에만 파묻혀 있어서는 안 된다. 전통도, 정체성도 시대와 함께 행진해야 살아있는 생명을 가질 수 있다. 윤이상은 21세기를 향한 열린 사고의 준거 즉, 새로움을 향한 진보를 클래식으로 제시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남북 분단 이데올로기의 극한 대립 때문에 북한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조국에서 국외추방당한 그. 조국 통일을 바라는 목적으로 중간자 입장을 견지하던 그의 음악이 <통영국제음악제> 로 사랑받게 된 것은 늦게나마 참 다행스런 일이다. '윤이상 음악제'라고도 하는 <통영국제음악제> 가 우리나라에서 행해지는 음악제 중 가장 성공적인 음악제로 자리매김 했으니 윤이상 음악에 대한 연구와 연주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윤이상 음악을 친근하게 느끼기 위해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모여드는 세계적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통영국제음악제> 통영국제음악제>
"나의 음악은 조국의 예술적, 철학적, 미학적 전통에서 태어났고 고향은 나의 창작정서에 다시 없이 귀중한 원천이다. 조국의 불행한 운명과 질서의 파괴, 국가권력의 횡포에 자극을 받을 때 음악이 가져야 할 격조와 순도의 한계 내에서 가능한 최대의 표현언어를 구사하려고 했다."
그는 우리 민족의 사랑과 화합, 화해와 통일을 클래식 음악으로 소원한 것이다.
씨앗이 싹을 틔워 성장이 있고, 성장은 꽃을 피워 열매를 맺게 하듯 윤이상의 클래식을 씨앗으로 우리나라 클래식이 세계 클래식 음악의 중심에서 큰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부질없는 희망일까? 변방에서 중앙으로 큰 영향을 준 러시아 국민악파의 클래식 예가 있기에 생각해 본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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