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창조적 능력, 미래가 기대된다…故 윤이상씨 명성 잇는 박영희씨 세계적 활동
여성 활동이 비교적 자유로운 미국에서는 19세기 말과 20세기에 자신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작곡활동을 한 여성작곡가들이 많이 나타난다. 에이미 마르시 비치(Amy Marcy Beach, 1867~1944)가 그 한 예이다. 여성은 대학에서 배우거나 가르칠 수 없다는 편견 때문에 그녀는 독학으로 피아노, 화성법, 대위법, 작곡을 공부하였다. 여성작곡가는 큰 형식의 작품을 쓸 수 없다는 당시의 생각을 비웃듯 그녀는 Eb미사(1890), <게일> 교향곡(1894~1996), 피아노 협주곡(1899), 피아노 5중주(1907)와 같은 큰 형식의 곡을 작곡하였고 120여곡의 노래, 수 십곡의 피아노곡, 합창곡을 작곡하여 많은 여성 작곡가들이 작곡가로서의 공식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20세기 초반 시카고와 뉴욕에서 활동한 루스 크로포드(Ruth Crawford, 1901~1953) 역시 작곡가로서의 명성을 누린 여성작곡가이다. 작곡가 겸 음악학자인 찰스 시거와 결혼한 그녀는 처음에는 불협화적 대위법, 대위적 성부간의 리듬적 자유 등 모던 기법의 작품을 발표했으나 뉴딜정책에 영향을 받은 후에는 소수의 사람들만 듣고 이해하는 모더니즘적 작품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좋아할 수 있는 민요를 창작 중심에 두고 작곡하는 것이 더 보람 있는 작품활동이라고 생각하여 미국의 전통음악 보존을 지향하는 초모더니즘 그룹에 속하는 작품들을 발표하였다.
1939년 태어난 앨런 테이프 즈윌리크(Ellen Taaffe Zwilich)는 현대음악적 요소를 반복과 대조라는 전통적 준거와 결합하여 모든 것은 처음에 뿌려진 씨앗으로부터 생성된다는 발전하는 변주의 개념으로 창작을 한 여성작곡가이다. 기본주제가 단순하고 텍스쳐도 명확하기 때문에 그녀의 음악은 현대음악이면서도 쉽게 느껴진다. 그녀는 1982년에 작곡한 교향곡 1번으로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음악분야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참, 클래식에서 국제적 명성을 넓히고 있는 우리나라의 여성작곡가도 있다. 현재 독일 브레멘 음대 작곡과 정교수로 있는 박영희가 그이다. 윤이상의 뒤를 이어 유럽에서 큰 명성을 넓혀가고 있는 그녀는 1947년에 태어나 서울대 음악대학을 졸업한 후 독일로 유학하여 작곡가로 세계적 활동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여성작곡가이다. 그녀는 장영주 조수미 신영옥 등이 연주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떨치고 있듯 작곡분야에서 큰 명성을 떨치며 클래식에 공헌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여성작곡가이다.
빈곤한 나라를 IT강국으로 탈바꿈시켜 부국이 되게 하였다는 아일랜드의 로웰 메이슨 전 대통령! 여성이다. 그녀는 임기 중 한번도 불빛이 꺼지지 않았다는 대통령관저에서 아마도 우아하고 정돈된 클래식을 들으며 지혜로운 정책을 창안해 냈을 것이다. 설마 요란한 대중음악을 들으며 그런 정책이 떠올랐겠는가? 97%의 압도적인 신임으로 국민들이 그녀에게 세 번째 연임을 원했으나 가정으로 돌아가겠다며 훌훌 털고 사양했다는 로웰 메이슨! 집권 연임을 위임받고 현재 독일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는 메르켈도 여성이다. 통일 후 주춤하던 독일 경제를 세계 중심에 올려놓았다는 그녀는 검소한 차림과 친근한 지도력으로 지금 세계인들을 매료시키고 있지 않은가? 세계 외교를 조율하고 있는 미국 국무장관 힐러리 역시 여성이다. 신라는 선덕여왕의 다스림이 훌륭해 삼국통일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긴 2009년 노벨상 수상자 13명중 5명이 여성이란다.
여성의 창조적 능력에 대한 편견이나 제약이 없는 21세기에는 클래식을 새로운 방향에서 이끌며 음악사에 공헌하는 위대한 여성작곡가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 음악대학은 지금 80~90%가 여학생들이기도 하다. 르네상스시대 작곡가 존 도울랜드(John Dowland, 1563~1626)의 기타 반주 노래 <한번 더 말해주세요, come again> 가 FM에서 들리니 애절한 감성에 마음이 찡 해진다. 클래식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한번>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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