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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눈으로는 결코 볼 수 없는 전시

'어둠 속 대화' 상설전시 시작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눈앞에 보이는 것은 완전한 어둠뿐이다. 시간이 지나도 전혀 익숙해지지 않은,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내 몸의 감각과 지팡이 한 자루 뿐이다.

 

서울 신촌 버티고타워 전시장에서 진행되는 '어둠 속의 대화'는 '100% 어둠' 속에서 진행되는 체험 전시다.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공간에는 야광 시계나 휴대전화 등 조금이라도 불빛을 낼 수 있는 물품은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일명 '로드 마스터'라고 불리는 안내자의 지시를 따라 8명 정도의 관람객들이 저마다 오른손에는 지팡이를, 왼손은 벽을 짚으며 체험은 시작된다.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은 일단 공포스럽다. 하지만 안내자의 지시를 따라 조심스럽게 걷다 보면 시각을 제외한 몸의 감각이 하나하나 살아나면서 점차 어둠 속에 무엇이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냄새와 소리, 그리고 손에 느껴지는 감각만으로 여기가 나무가 가득한 공원인지, 차들이 시끄럽게 지나가는 거리인지, 수많은 물건이 있는 시장인지를 알게 되는 경험이 신기하기만 하다.

 

90여분의 체험시간이 끝나갈 무렵엔 어둠 속 카페에서 음료수를 마실 수도 있다. 색을 전혀 볼 수 없고 오직 혀끝으로만 느껴야 하는 상황은 콜라를 사이다로 착각하게 하기도 한다.

 

시각장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이 전시는 1988년 한 독일인이 후천적으로 실명한 친구의 사회 적응을 돕던 중 '보이지 않는 경험을 다른 사람들도 해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 25개국 150개 도시에서 진행돼 600만명 이상이 '어둠 속 세상'을 경험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인 'NHN 소셜 엔터프라이즈'(NHN Social Enterprise)에서 운영하는 전시로, 독일과 이스라엘, 이탈리아, 일본, 미국, 홍콩에 이어 세계에서 10번째로 한국에 상설전시장이 개설됐다.

 

송영희 NHN 소셜 엔터프라이즈 대표는 "보이는 것 그 이상을 볼 수 있는 전시"라며 "규격화된 공간이 아닌, 관람객의 상상에 의해 무한히 변하는 공간을 느낄 수 있는 전시"라고 말했다.

 

오픈런 방식으로 진행되며 관람료는 성인 3만원. 공식 홈페이지나 인터파크 등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02-313-9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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