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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의 꿈/일하고 싶다]①일자리를 찾습니다

중년 여성, 취업 전선으로 '유턴'…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 직업 상담행사, 양육 부담 던 30대 등 하루 60여명 몰려

18일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가 전주시 경원동 사무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취업희망 여성을 위한 직업상담 페스티벌'현장에 일자리를 구하려는 여성들이 찾아와 직업상담을 하고 있다. 이강민(lgm19740@jjan.kr)

<<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젊은이들도 직장을 구하기 힘든 '취업대란'의 시대. 안정적 수입으로 자녀의 미래를 위하고,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나서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일을 하는 여성을 뜻하는 '직장인엄마'(워킹맘)란 신조어를 낳기도 한 사회적 현상은 이미 수년전부터 우리 사회에 정착됐다. 특히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한 30대 중반 이후의 여성들이 '꿈'이라는 자의와 '생활'이라는 타의로 사회진출을 하려는 욕구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같은 욕구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과 일자리 지원책도 다양하지만 아직 현실의 벽은 높다. 본보는 이 여성들의 욕구와 현실, 대안 등을 3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

 

두 아이의 엄마로 결혼 뒤 십여년간 전업주부로 살아 온 오계남씨(37·전주시 인후동)는 3년 전 인생의 한 전환점에 섰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돼 가고 둘째 아이도 학교에 들어갈만큼 성장하자 두 가지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철 들고나서부터 항상 관심을 가졌던 사회복지에 대한 꿈이 하나였고, 다른 하나는 자녀 교육비 등 생활비가 남편 혼자만의 벌이로는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오씨는 유아교육을 전공한 경험을 살려 학원에서 파트타임 강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지금 일과 생활에 만족하고 있지만 오씨는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하고픈, 아직 못 이룬 꿈을 펼치기 위해 18일 '취업희망 여성을 위한 직업상담 페스티벌' 현장을 찾았다.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가 전주시 경원동 사무실에서 19일까지 운영하는 이 직업상담 행사에는 지난 17일 60여명이 찾아와 상담을 하는 등 취업을 꿈꾸는 여성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대부분 오씨처럼 30대 중반을 넘어선 여성들로 '꿈과 생활'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주부와 직업인의 길을 병행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전업주부였다가 지난해 말부터 조손가정 자녀 등을 돌보는 새 일자리를 찾은 김미애씨(39)는 "일자리를 갖고 나니까 남편은 물론 두 아이도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자녀들은 학기초 부모의 직업 등을 조사할 때 엄마가 일자리가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남편의 실직, 자영업의 도산, 이혼 등 순전히 경제적 이유로 인해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두 자녀와 함께 한부모가정을 꾸려가는 이모씨(40·전주시)는 3년전 남편과의 불화로 이혼한 뒤 식당 등을 전전하며 아르바이트로 힘겨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직장생활 경험이 전혀 없는데다 중졸인 이씨는 번듯한 직장을 구할 수 없다. 또 친정 부모가 집을 소유하고 있어 기초수급자가 되지도 못하고 과다채무자라 대출도 받지 못하는 이씨는 생업전선에서 여전히 힘든 하루를 보내며 안정적 일자리를 찾고 있다.

 

접어둔 꿈을 찾거나 생활에 쫓겨, 또는 이 두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을 찾아 나서는 중년 여성들이 늘고 있다.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가 노동부, 여성부, 전주시의 지원을 받아 여성의 취업과 재취업을 돕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운영하는 전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 여성 1000여명이 등록하고 있다. 이 1000여명 중 대다수는 30대 중반 이상 50대 초반이 차지하고 있다.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생활비 부담이 커지는 반면 양육 부담은 줄어드는 것. 이 연령대의 여성들이 일터를 찾는 이유로 분석된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정부는 지난 2008년 12월 경력단절여성등의경제활동촉진법을 시행했다. 이 법은 임신·출산·육아와 가족구성원의 돌봄 등으로 직장생활 등 경력이 단절된 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여성의 일자리를 지원하기 위해 여성친화적 직업훈련사업, 전문직 여성인력양성 희망일자리 지원사업, 지역여성 인적자원 활성화 사업 등 정부와 전북도 등이 제시하고 있는 사업도 다양하다.

 

하지만 엄마와 직장인을 병행하려는 여성들이 겪는 취업의 벽은 높기만 하다.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 박성숙 팀장은 "일자리를 찾아나서는 주부들은 경력의 단절, 높지 않은 학력, 양육 갈등 등으로 일자리를 갖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며 "정부가 취업하려는 여성들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는 이상, 일할 마음은 있지만 일할 수 없는 여성들의 비애는 계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임상훈·백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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