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대신 그림이나 기호를 대응시킨 '딩뱃' 이미지를 이용한 작업으로 주목받아온 작가 박미나(37)가 새봄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BCGKMRY'라는 전시제목에서 그 성격을 엿볼 수 있다.
뜻을 알 수 없는 괴상한 이 단어는 빛의 3원색을 의미하는 'RGB'(빨강, 녹색, 파랑)와 인쇄의 기본 색상을 뜻하는 'CMYK'(청록, 자주, 노랑, 검정)를 알파벳 순서대로 늘어놓은 것으로, 작품에 사용된 색들을 의미하는 동시에 이번 전시가 색에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컴퓨터의 자판에 글씨 대신 각종 기호나 그림 문자를 대응시킨 딩뱃(Dingbat) 글꼴을 이용해 '딩뱃 회화' 연작을 그려온 작가는 이번에는 숫자를 이용한 딩뱃 회화 연작을 선보인다.
예를 들어 '19988888'이란 제목의 그림은 제목의 숫자 1과 9, 8을 입력했을 때 나오는 각각의 딩뱃 이미지들을 한 데 겹쳐 그리는 식이다.
이렇게 그린 작품 속에는 다양한 딩뱃 이미지가 뒤섞여 등장하고 작가는 이 이미지들 위에 자신이 만들어낸 특정한 조합의 물감을 색칠하며 문양과 색상의 어울림을 탐구한다.
물감을 수집하는 등 유독 색에 주목하는 작가의 태도는 새로 선보이는 '블랙회화' 연작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11가지 크기의 동그라미 자를 이용해 캔버스에 색의 기본인 노랑과 빨강, 녹색, 파랑 네 가지 색을 반복해 칠함으로써 검은색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네 가지 색을 섞었을 때 완전한 검정이 나와야 하지만, 각각 다른 회사의 물감을 이용해 그린 다섯 개의 작품은 서로 다른 느낌의 암회색으로 표현된다.
한편, 전시장 2층에는 '색칠공부 드로잉' 연작 200점이 걸린다. 어린이 색칠공부용 밑그림들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색칠을 하고 또는 낙서를 더한 작업으로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전시는 다음 달 3일부터 4월4일까지. ☎02-3210-9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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