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량 전북대 교수 '도시적 사유전'…내달 22일까지 완주오스갤러리 등서
동양화가 이철량씨(58·전북대 미술학과 교수)에게는 도시는 삭막한 인공물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과 함께 숨쉬고, 부대끼는 또 다른 자연에 가깝다.
"도시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빌딩이 올라갔다가 무너집니다. 도시가 갖는 자생력이 자연의 자정력과 비슷하다고 여겼어요. 도시 속 깊은 고요는 인간 본연의 고독과 맞물립니다. 도시와 인간은 그렇게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는 동반자죠."
12일부터 4월 22일까지 완주오스갤러리·임실오스아트하우스·교동오스·오스아트스퀘어에서 열리는 '도시적 사유전'은 차가운 도시의 빌딩숲을 인간의 실존적 사유와 접목시킨 전시다. 도시를 소재로 한 초기작부터 근작에 이르기까지 총 60여 점이 나뉘어 걸린다.
도시 개발 이전의 모습과 고층 건물로 빼곡히 들어찬 모습은 강한 수묵으로 구성됐다. 검은 수묵 숲에 등장하는 인간은 도시에서 하루하루 부지런히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 수묵의 반복적 구성은 인간의 깊은 사유를 드러내고, 원근감을 생략한 구도는 초현실주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자연을 관념적으로 보면서 위에서 내려다보는 모습을 표현하는 게 동양화의 특징이죠. 전주 백제로를 달리다 보면, 무더기로 있는 빌딩과 그 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빈 공간이 하나의 커다란 조형물로 보입니다. 이런 여백이 오히려 도시의 형태를 뚜렷하게 보이도록 만들어요."
"내 가족과 내 이웃의 삶이 엮인 거대한 도시를 가슴으로 바라보고 싶었다"는 그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건네주는 도시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도시적 사유를 캔버스에 담아내 세련되면서도 깔끔한 맛을 살렸다. 재료나 형식의 변화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픈 작가의 욕심이 담겼다.
'도시의 사유전'은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 토포하우스에서도 열린다. 300호가 넘는 대작이 여러 점 걸려 인간과 도시의 관계적 사유를 더욱 묵직하게 보여준다.
작가 스스로 생각의 틀을 깨야 그림도 새로워질 수 있다는 철학과 고민이 반영된 전시. 도시숲을 소재로 한 다양한 주제와 변주는 앞으로 계속될 것 같다.
순창 출생인 그는 홍익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서울과 전주, 광주 등에서 꾸준하게 수많은 전시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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