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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숙 "흔한 얘기지만 솔직하게 만들었어요"

"우리 얘기도 어떻게 보면 흔하죠. 하지만 그걸 솔직하게 담아냈을 때는 감동이 엄청날 거라 생각했는데 제 생각이 맞은 것 같아요."

 

22일 개봉하는 영화 '친정엄마'에서 딸 지숙(박진희)을 위해 갖은 희생을 마다 않는 엄마로 열연한 김해숙을 최근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해숙은 "찍으면서 어느 순간부터 극속의 엄마가 돼 있었다. 관객들도 보시다 보면 딸들은 영화 속 지숙이가 돼 있을 거다"고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남자들도 영화 보고 가슴이 아파서 부모님한테 전화했다는 사람이 많더라"고 말했다.

 

원체 연기 잘하는 배우지만 '친정엄마'에서 김해숙은 그의 말대로 마치 극중 캐릭터가 된 것 같은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그러나 엄마 역을 연기하는 일은 어려웠다고 한다. 김해숙은 "나는 시골에서 안 자라봐서 시골 엄마들의 순수한 모정은 어떤 것일까 싶었다. 시골 엄마의 거친 모습을 표현하려 했고 시골 할머니들의 의상도 눈여겨봤다"고 했다.

 

한 달간 시나리오를 보며 역할을 연구하는 데 몰두했고 영화 시나리오에 충실히 하려고 원작인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은 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배우가 자기 한 것 보고 이런 얘기 하면 웃기는데, 내가 아닌 것 같고 '내가 진짜 저런 엄마였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했어요. 기차역 장면도 '내가 한 게 맞나' 이렇게 생각했어요."

 

딸을 마지막으로 보내는 기차역 장면은 이 영화의 압권이다. 딸이 탄 기차를 쫓아 신발이 벗겨지는 것도 모른 채 달리는 장면을 찍고 나서 역할에 너무 몰입했던 탓에 30분간 온몸에 경련이 일었다고 했다.

 

"정말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기차를 쫓아갔어요. 지숙이만 보면서. 그래서 한 번에 찍었어요. 내가 날 보고 놀랐어요. 앞으로 내가 저런 걸 할 수 있을까 싶었죠."

 

지숙(박진희)이 병에 걸린 사실을 알고 울음을 참는 장면은 탈진한 탓에 무려 24시간을 연달아서 찍었다. 그는 "차라리 울 수 있었으면 쉬웠을 텐데 너무 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장면이라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해숙은 시나리오 몇 개를 두고 고민하다 '친정엄마' 시나리오를 한번 읽고 대번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그는 "흔해서 사람들이 지나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솔직하고 진솔하게 완성했을 때 어떤 것이 나올 거란 기대감과 자신감이 있었다"면서 "이제까지 가족을 다룬 영화가 많았지만, 모녀의 솔직한 얘기를 담은 영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범한 게 가장 어렵다고 생각해요. 사랑도 평범한 게 제일 어려워요."

 

영화에선 엄마를 연기했지만, 집에 가면 김해숙은 엄마이자 딸이기도 하다. 김해숙은 94세 노모를 모신다.

 

"딸과 엄마 중에 뭐가 더 어렵냐구요? 딸도 어렵고 엄마도 어렵죠. 항상 엄마는 옆에 있어 가장 소중하지만 소홀할 수도 있어요. 어머니 꽃구경도 제대로 시켜 드린 적이 없어요. 사는 게 바쁘니까 대개 다 그럴 것 같아요. 어머니를 모시고 꽃구경 가고 싶었을 때는 이미 어머니가 움직이실 수 없었죠."

 

몸이 불편해 집에 누운 어머니 얘기를 하는 김해숙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인터뷰 도중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을 몇 차례나 하면서 "어버이날 선물 사는 걸로 효도한다고 생각하지만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정말 소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해숙은 지금까지 수많은 엄마 역할을 했다. 요즘은 SBS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 출연한다.

 

그는 "극중에서 바쁘게 자기 일 하면서도 재혼해서 가족을 이끌어가는 역할이다. 소름끼치는 게 나와 너무나 많이 닮았다"면서 "일도 사랑하고 가족도 사랑하는 현대의 어머니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금은 제주도와 서울을 오가며 한 달에 28일을 드라마 촬영에 바치고 있다. 다음 작품 계획에 대해선 "너무 힘들어서 모든 걸 드라마 끝나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배우로서 앞으로 더 색다른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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