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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동시대의 기록"…소설가 김종광씨 최명희문학관 특강

"요즘 자꾸만 괴란쩍습니다. 선배들이 마흔을 앞두고 요란 방정 티내는 것 보면서, 저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역시 사람은 닥쳐봐야 아는 것 같아요. 마흔살이 4대강처럼 두려워져요. 일찍부터 소설가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소설쓰기가 먹고 사는 일 그 이상이 될 수 있기를 갈망합니다."

 

19일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의 한국도서관협회 문학나눔사업추진반 모니터링 문학 활동 특강에 초대된 소설가 김종광(39)씨. 다소 어눌한듯 하지만 '허허실실 전법'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지난해 12월 펴낸 청소년소설 「착한 대화」, 올해 펴낸 장편소설 「군대 이야기」와 단편집 「처음의 아해들」까지 잇달아 발표한 신간을 두고 "몰아서 쓰기도 하고, 운이 좋은 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의 소설은 우리 사회 각 분야의 병폐를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상류 계층의 허위와 위선, 권위주의와 소비주의 문화, 무식한 대학생들과 방황하는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대상은 각양각색. 그는 "소설의 운명은 동시대에 대한 기록"이라고 했다. 가난한 삶의 모습을 담되 비판정신이 살아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네번째 장편소설 「첫경험」을 소개했다. 주인공 곰탱은 청춘대학 문학과에 입학해 집회를 기웃거리다 군입대와 함께 전경에 차출, 민자당사 경비를 선다. 이도 저도 아니게 어정쩡하게 사는 청춘들이 배운 것은 자신에 대한 모멸과 권태, 무력감. 이어 그는 책읽기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가장 좋은 문장을 배우고 서사를 익히는 것은 책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오늘은 한국문학, 내일은 세계문학, 다음날은 미학 오딧세이 등 삼일 단위로 다양한 책을 접하면 좋겠다는 게 저의 소박한(?) 바람입니다.(웃음)."

 

그는 앞으로 웃기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했다.

 

"위로 받아서 웃고, 짠해서 웃고, 기가 막혀 웃고, 분해서 웃고, 깨쳐서 웃는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가진 자들의 체제에 대해 날이 바짝 서 있으면서도 울음보다 강한 웃음기를 머금은 그런 웃기는 소설이요."

 

김종광다웠다. 그는 앞으로 가수의 삶을 다룬 장편소설 출간에 이어 하반기부터 인터넷에 또 다른 장편도 연재할 계획이다. 충남 보령 출생인 그는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계간 「문학동네」(1998) 와 중앙일보 신춘문예 희곡(2000)으로 등단했으며, 신동엽창작상, 제비꽃서민소설상 수상한 바 있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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