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창사 20주년 대하드라마 '자이언트'가 주인공 이강모(이범수 분)의 운명과 같은 궤적을 그리며 성공 가도에 접어들었다.
지난 5월10일 경쟁작인 MBC TV '동이'가 25.1%를 기록하며 한창 탄력이 붙었을 때 시청률 11.8%로 출발한 '자이언트'는 이후 두 달여 동안 10%대 초중반의 시청률에 머물렀다. 6월에는 SBS의 월드컵 중계로 편성도 뒤죽박죽 됐다.
그러나 '자이언트'는 그 모든 장애를 딛고 지난달 말부터 상승세를 타더니 결국 지난 10일 '동이'를 잡는 데 성공했다.
이는 극 중 이강모가 가족의 해체, 더부살이, 살인 누명 등의 역경을 딛고 마침내 건설업자로 변신하는 상승곡선과 오버랩된다.
70-80년대 강남 땅 개발기를 배경으로 한 가족의 파란만장한 삶과 주인공의 성공담을 그리는 '자이언트'(극본 장영철, 연출 유인식)는 굵직한 힘이 느껴지는 시대극으로서 향수를 자극하고 '제빵왕 김탁구'에 이어 주인공의 석세스 스토리로 감동을 전해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 선 굵은 스토리, 남성 시청자 매료 = 불륜과 복수에 의존한 '감정 드라마'가 대세를 이루는 요즘 드라마 판에 '자이언트'는 오랜만에 맛보는 선 굵은 드라마다.
KBS 1TV 대하사극 '대조영'으로 큰 그림을 그렸던 장영철 작가가 집필하는 '자이언트'는 욕망과 야망에 사로잡힌 다양한 남성상을 시대극으로 조명하며 남성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자이언트'의 시청률이 지난달 삼청교육대와 근로봉사대 등 거친 내용을 다루면서 상승세를 걸은 것은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SBS 박종 드라마센터장은 11일 "주인공 강모가 고생할수록 시청률이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굵직한 이야기에 남성 시청자들이 매료되고 있다"고 밝혔다.
나는 새도 떨어뜨렸다는 당시 서슬 퍼렇던 중앙정보부의 이야기와 정치판의 권모술수, 끊이지 않는 온갖 시련에 맨몸으로 맞서 싸우면서 선함을 잃지 않고 야망을 키우는 강모의 모습에서 '여성성'은 찾기 힘들다.
또한 '코리안 드림'을 상징하는 '부동산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는 점도 앞으로 남은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는 요인이다. 드라마는 지금의 '금싸라기 땅' 강남이 어떻게 개발됐는지를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부터 보여주려고 한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실제로 전국의 허허벌판을 돌아다니며 공사장 장면을 촬영 중이다.
◆배우들의 불꽃 튀는 선악 대결 = '자이언트'는 정보석, 이덕화, 이범수, 박상민, 이문식 등 주연들의 고른 활약과 이들이 빚어내는 불꽃 튀는 선악 대결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 초만 해도 MBC TV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방귀에 트라우마가 있고, 셈도 제대로 못 하는 유약하고 허술한 '주얼리 정'이었던 정보석이 180도 변신해 발끝까지 악인인 조필연 역을 맡아 눈부신 연기를 펼치고 있고, 그와 손잡으면서 성공도 했지만 악의 구렁텅이에 끌려들어 간 황태섭 역의 이덕화도 특유의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 '외과의사 봉달희'와 '온에어'에 이어 드라마 불패 신화를 써가고 있는 이범수의 단단한 연기가 중심을 잡아주고 오랜 기간 발톱을 숨기고 부모의 복수를 준비해온 성모 역의 박상민과 강모의 친구와 적 사이를 오가는 소태 역의 이문식이 뿜어내는 카리스마가 어우러져 화면을 꽉 채우고 있다.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와 살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했던 자, 어린 시절부터 품은 꿈을 이루기 위해 질주하는 자의 모습이 이들 배우의 호연 속에 짜릿한 재미를 준다.
◆진한 가족애와 풋풋한 멜로 = 이렇듯 굵직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속에서 드라마는 진한 가족애와 풋풋한 멜로를 윤활유로 가미해 긴장을 이완하고 있다.
최근 이 드라마의 시청률이 상승한 데는 미주(황정음)와 민우(주상욱)의 신분을 뛰어넘는 풋풋한 사랑이 한몫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를 꽉 깨물고 내달리던 드라마가 미주와 민우 사이에 사랑이 싹 트면서 숨을 고를 틈을 주고 있고 이것이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
여기에 졸지에 부모를 잃고 십수년간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했던 삼남매가 최근 극적으로 재회해 함께하는 기쁨을 누리고 있는 것 역시 이들의 가족사를 따라왔던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이들의 가족과 형제에 대한 사랑이 너무 강해 때론 부담감을 준다는 지적도 있지만 역시 가족애는 시청자의 보편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강모 역의 이범수는 "성공담과 함께 진한 가족애가 이 드라마의 묘미"라며 "강모가 형제와 재회한 후 그들과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 부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을 전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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