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는 18일 1950년대 이누이트 원주민을 극지방 오지로 강제이주시킨 데 대해 50여년 만에 공식사과했다.
국영 CBC방송에 따르면 존 던컨 원주민담당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원주민의 극지 이주는 "정부의 실수이자 위약이었다"면서 이를 반성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는 1953년과 1958년 두 차례에 걸쳐 퀘벡 북부 툰드라 지역에 살던이누이트 원주민 87명을 1천200㎞ 떨어진 그리즈표르드와 레졸루트 지역으로 강제이주시켰다.
정부는 당시 이들에게 새 주거지가 더 살기 좋은 곳이라며 정부의 지원을 다짐하고 원하지 않으면 2년 후 되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않았다.
이후 이 이주계획은 '극지 유배'로 불리며 비판을 받아왔고, 북극 지역에 캐나다 주민을 거주토록 하면서 극지방의 영유권과 주권을 주장하는 데 이용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강제이주된 이누이트 원주민들은 극지방의 혹한과 생소한 토양, 사냥감 부족 등의 악조건 속에서 식량과 물자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채 텐트 속에서 첫 겨울을지내는 등 고초를 겪었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던컨 장관은 "그들은 그곳이 얼마나 먼 곳인지, 얼마나 다른 곳인지 제대로 듣지 못했다"면서 "정부는 원한다면 누구라도 옛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던컨 장관은 "고통과 고난에도 이주민과 그의 후손들은 성공적으로 활기찬 지역사회를 이루었다"면서 "캐나다 정부는 이들 지역사회로 인해 극지방에 캐나다가 강력하게 존재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공식 인구통계에 따르면 그리즈표르드와 레졸루트에는 현재 229명과 141명이 각각 거주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지난 1996년 이주가족들을 위한 보상금으로 1천만 달러를 제공해 기금을 조성하는 등 비판을 일부 수용했으나 공식사과는 외면해왔다.
원주민들은 이날 정부의 사과를 반기면서 감사를 표시했으나 일부에서는 "총리가 사과해야 한다"거나 "왜 이제야 사과를 하는 거냐"면서 여전히 섭섭함을 표시하기도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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