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TV의 약진이 놀랍다. 출범한 지 15년째인 올해 자체 제작물로는 처음으로 시청률 10% 돌파 기록을 세우며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3일 방송된 '슈퍼스타 K 시즌2'의 7회차가 시청률 10.13%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대 시청률을 돌파한 데 이어 10일 방송에서는 12.99%까지 치솟았다.
'슈퍼스타 K'의 이런 약진은 지상파의 수목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의 부진과 대조되면서 특히 눈길을 끈다. 황금 시간대인 밤 10시 무렵 방송되는 이 드라마는 톱스타 김현중을 전면에 내세우고도 최저 시청률 3.4%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케이블의 슈퍼스타는 '슈퍼스타K'만이 아니다. 시즌3이 방송 중인 드라마 '별순검'에서부터 예능 프로그램인 '화성인 바이러스' '러브 스위치'까지 케이블이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 가운데 여러 개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과 일본, 캐나다 등 다양한 국적의 드라마 역시 시청자들을 케이블로 끌어들이고 있다.
◆10년새 케이블 시청시간 7.6배 증가 = 시청률 조사기관 TNmS의 집계에 따르면 2010년 1.4분기 가구당 하루 평균 케이블 채널 시청시간은 3시간4분이었다. 10년 전인 2000년 같은 기간의 24분보다 7.6배 늘어났다.
올해 지상파 TV의 하루 평균 시청시간은 5시간 21분으로, 지상파 대 케이블의 시청률 점유율은 6대4였다. 10년 전 8대 2였던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크게 좁혀진 것이다.
케이블 TV의 약진은 '슈퍼스타K'(Mnet)처럼 각 채널의 킬러 콘텐츠들이 주도한다.
현재 방송 중인 MBC 드라마넷의 '별순검' 시즌3도 1회 1.7%, 2회 1.9%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별순검'의 최고 시청률은 2008년 시즌1에서 기록한 4.33%로, 제작진은 시즌3에서 기록 경신을 기대하고 있다.
tvN의 경우 '화성인 바이러스'와 '러브 스위치'가 시청률 상승을 이끌고 있다. 독특한 인물들을 매주 소개하는 '화성인 바이러스'는 7월20일 3.4%까지 시청률이 치솟았으며 새로운 형식의 미팅 프로그램인 '러브 스위치'도 8월16일 시청률이 3.12%로 자체 최고를 기록했다.
같은 채널의 '롤러코스터' 역시 시청률 4.2%의 자체 최고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꾸준히 3%대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관객을 주인공으로..스포츠ㆍ외화도 인기 = 케이블 자체 제작 프로그램의 성공은 연예인보다 일반인을 전면에 내세워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슈퍼스타K'시즌2의 경우 134만명이 오디션에 참가했으며 '화성인 바이러스'에서도 MC들은 김구라, 이경규 등 연예인이지만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출연진은 독특한 개성을 지닌 일반인들이다. '러브 스위치' 역시 다양한 매력을 지닌 선남선녀들이 출연해 감정이입하는 즐거움을 시청자들에게 준다.
스포츠 경기는 빅 매치를 중심으로 일찍부터 공중파의 아성을 위협해 왔다. 지금까지 시청률이 기장 높았던 것은 2005년 MBC ESPN을 통해 생중계된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대 토튼햄 핫스퍼의 경기였다. 박지성과 이영표가 맞대결을 펼인 이 경기는 AGB닐슨 미디어리서치의 집계로 11.23%의 경이로운 시청률을 보였다.
같은 해 최홍만이 출전했던 'K-1 월드 그랑프리 개막전'의 시청률은 6.48%(TNmS 집계)였으며 최홍만의 경기 도중에는 순간시청률이 15.74%까지 치솟았다.
대부분 경기가 거의 매일 중계되는 국내 프로야구의 경우 2% 안팎의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하며 야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외화 중에서는 지난 5월 방송된 최종회에서 4.36%의 시청률을 기록한 '스파르타쿠스'가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갖고 있다.
◆케이블 시청률 정점은 어디일까 = 7회 방송에서 시청률 10%대를 처음 돌파한 '슈퍼스타 K'는 모두 14회차까지 방송된다. 시청률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다 방송 시간대도 밤 11시대에서 9시대로 앞당기고 방송 형태도 녹화에서 생방송으로 바꿀 계획이어서 시청률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슈퍼스타 K'의 김용범 CP(책임프로듀서)는 12일 "처음엔 두 자릿수 시청률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시청률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모든 케이블 시청자들이 봐야 시청률이 15%를 넘는다. 10%만 해도 케이블로서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케이블 시청률 10%대 시대가 열리긴 했지만 대부분의 케이블 프로그램의 경우 1% 이상의 시청률을 올리는 건 여전히 쉽지 않다.
케이블 TV 업계에서는 시청률 1%를 넘으면 '선전'이며 2%보다 더 나오면 '대박'이라는 표현을 쓴다.
tvN 마케팅팀 장수영 대리는 "전반적으로 케이블 프로그램들이 선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1%에도 진입을 못하는 프로그램도 많다"며 "'슈퍼스타K'가 10%대 진입이라는 선례를 남긴 만큼 지상파 프로그램 못지않은 흥행을 기록하는 사례가 계속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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