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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의 미학 '제', 새롭게 풀어내다

최동현 군산대 교수 '판소리 동편제와 서편제' 펴내

"판소리 '제'는 판소리 연구를 시작할 때부터 관심을 갖고 있던 주제입니다. 몇 차례 논문이나 책을 통해 내 견해를 제시했지만, 늘 부족함을 느끼던 차에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 놓자 싶었어요. 일반인들의 견해와 달라 혼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판소리의 바른 모습을 사랑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판소리 길라잡이'를 자처한 최동현 군산대 교수(56)가 「판소리 동편제와 서편제」(민속원)를 펴냈다. 이미 판소리에 관한 전문서적들을 여러권 펴낸 그는 이 책을 통해 판소리 미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를 새롭게 개념 정리했다. 학술적인 주제이지만, 군더더기 없는 글로 판소리 이해를 돕는다.

 

 

"'제'는 이제 판소리 분류의 기준으로서 그 유효성을 상실해버렸습니다. 판소리를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로 나눌 수 있었던 시절에는 그것이 판소리를 이해하는 중요한 수단이었지만, 현대 판소리에서는 '제'의 개념에 완전히 일치하는 순수한 동편제나 서편제는 없습니다. 모든 판소리가 '제'로 구분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가 정의하는 '제'는 판소리를 이해하는 '참조의 틀(frame of reference)'. 그는 '제'가 창법, 전승 계보(소리 표준), 전승 지역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되지만, 전승 지역과 창자의 출신 지역, 전승 계보를 판소리 '제'와 도식적으로 연결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과거에는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아 사람들이 잘 이동하지 않다 보니, 한 사람이 여러 사람에게 소리를 배우는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다수의 소리꾼들이 서울에 모여 활동하면서, 서로 다른 '제'를 넘나들며 소리를 배우고 있죠. 결국 현대 판소리의 흐름은 동편제와 서편제의 심미적 가치 범위 안에서 존재합니다."

 

매주 전북일보에 '최동현의 명창이야기'를 연재했던 그는 연재한 내용을 다듬어 「명창 이야기」 와 함께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소리꾼들을 소개한 「소리꾼」 출간을 앞두고 있다.

 

"판소리 연구는 50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커다란 발전을 이뤘지만, 잘못된 지식을 바로 잡지 못한 부분도 많습니다. 이에 대해 눈 감고 있는 것은 학자로서 무책임한 태도라고 봐요. 학계의 연구 성과를 일반인들이 공유할 수 있을 때 판소리에 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나 이해의 수준도 향상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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