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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엄마'…국경은 없다

정읍출신 소설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미국판 돌풍 예고

소설가 신경숙(47)에겐 '어머니'가 아니라 '엄마'다. '어머니'란 말을 써 놓고 글이 안 써져 '엄마'라고 고쳤더니 술술 써졌다고 한다. 글이 막힐 때면 '엄마'에게 전화를 걸기도 한다. 한참 통화 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문제가 해결된 적이 많아서다. 언어는 달라도 '엄마'라는 이 단어가 주는 가슴 먹먹한 울림은 전세계 어디든 마찬가지다. 「엄마를 부탁해」(Please Look After Mom·번역 김지영)가 5일 미국에서 공식 출간된다. 일단 출발은 좋다. 한국 작가의 미국 데뷔작으로는 이례적으로 초판 10만부를 찍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많은 현지 매체들이 출간 전부터 호평을 쏟아낸 덕에 초판 발매 전 2판 인쇄에 미국 7개 도시와 유럽 8개국 북 투어, 전 세계 24개국 번역·출판까지 진행됐다. 외국 문학이 미국 전체 출판 시장의 1%도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책에 대한 기대가 남다른 이유다.

 

「엄마를 부탁해」를 출간한 미국을 대표하는 문학 전문 출판사 크노프는 작가에게 "이 소설을 통해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이것이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메시지다. 한국적 어머니가 지닌 보편성이 국경 너머 닮은 점이 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가 역시 다른 인터뷰를 통해 "한 북클럽의 할머니가 '엄마와 끝까지 사이가 안좋았는데 진심으로 엄마와 화해하고 싶어졌다'고 말해 가슴이 뭉클했다. 한국에서 독자들이 보였던 반응과 비슷했다"고 밝혔다. 이어 "울림과 여운이 많은 우리말의 의미가 번역을 통해 점점 명확해져 (내 작품이) 제대로 이해받는다는 느낌"이라고도 했다.

 

영문판 「엄마를 부탁해」가 성공하면, 한국 작가들이 미국 출판 시장에 진입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의 뒤를 이을 한국 작가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동시에 더 많은 한국 작가들을 양성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1963년 정읍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5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겨울 우화」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장편소설 「깊은 슬픔」, 「외딴 방」, 「기차는 7시에 떠나네」, 소설집 「강물이 될 때까지」,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등을 펴낸 바 있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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