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06:10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방송·연예
일반기사

"나는 바보"라 말하는 '영리한 바보' 김종민

국민 예능 프로그램 KBS 2TV '해피선데이 - 1박2일'에서 그는 공식적으로 '바보' 캐릭터다.

 

한박자 늦은 반응, 숨길 수 없는 지식의 빈약함, 남들에 비해 달리는 어휘력, 수가 빤히 보이는 작전….

 

그러나 그는 매회 큰 웃음을 준다. 지난 17일 방송에서는 '단팥맛통찐빵'의 각 글자를 차례대로 힘줘 발음하는 게임을 하다 '1박2일' 멤버도, 시청자도 배꼽을 잡고 쓰러지게 만든 주인공이다.

 

그의 순박하고 순진하며 순수한 표정과 웃음은 즉각적으로 경계심을 사라지게 한다. 경쟁에서 지고도, 놀림을 받고도, 또 창피한 상황이 이어져도 그저 허허 웃으며 스스로를 낮추는 그는 진정한 예능인이다. 그런 점에서 '영리한 바보'다.

 

김종민(32). 매주 3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1박2일'의 멤버인 그는 동시에 혼성그룹 코요태의 리더이기도 하다. 연예계 출발이자 뿌리는 엄연히 가수라는 얘기다.

 

 

 

그가 데뷔 11년 만에 처음으로 솔로 싱글 '오빠 힘내요'를 오는 26일 발표한다. '디스크 브라더스'가 작사, 작곡, 편곡한 밝은 분위기의 댄스곡으로, 달마시안의 데이데이가 랩 피처링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18일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주변에서 다들 (솔로음반을) 왜 내냐고 하더라"며 또다시 순박하게 웃었다.

 

"꼴등하는 학생도 학생이잖아요. 마찬가지로 저도 가수는 가수입니다.(웃음) 솔로음반은 군 복무 마치고 복귀(2009년 12월)할 때부터 줄곧 생각했어요. 코요태가 6집 이후 침체기인데 리더로서 코요태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그것을 통해 코요태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코요태의 멤버) 신지는 '창피하게 만들지 말고 잘하라'고 했어요."

 

남자 가수의 노래 제목이 '오빠 힘내요'인 게 특이하다.

 

"오빠는 저 자신을 뜻하는 동시에 모든 남성을 말합니다. 제가 복귀 후 일이 잘 안 풀릴 때 '힘내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요즘 사회 전반적으로 여러 가지로 침체기인데 저를 비롯해 '오빠'라 불리는 모든 남성에게 힘내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동시에 '이 오빠는 괜찮으니 너희도 힘내라'는 뜻이기도 하고요."

 

그는 "이번에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것이 아니다. 내게는 솔로음반을 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가 있다"며 "이후 계속 솔로음반을 낼 것이기 때문에 이번 음반은 다음을 위한 준비의 의미다. 그래서 신인의 마음으로 작업했다. 실제로 데뷔하는 것처럼 많이 설렌다"고 말했다.

 

 

다시 '1박2일', '바보' 얘기로 돌아오자. 김종민은 주저 없이 솔직했다.

 

"전 제 자신이 바보라고 생각해요. 수천만의 시청자보다 제가 공부를 더 많이 하지도, 경험을 많이 하지도 않았으니 전 당연히 시청자보다 바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방송에 나가면 저 자신을 더 낮추려고 합니다. 또 마침 '바보' 캐릭터는 남들이 안하니까 제가 더 사는 것 같아요.(웃음)"

 

"난 지식이 별로 없다. 학교 다닐 때 공부를 별로 안했다. 어휘력도 많이 떨어진다"고 인정하는 그는 "하지만 바보도 노력하고 공부하면 뭐든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예인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제가 조금씩 발전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모습을 통해 '김종민도 하는데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군에 가기 전부터 출연해 군에 다녀온 후에도 다시 '1박2일'에 출연하게 된 그는 "'1박2일'은 내겐 너무 고마운 프로그램인 동시에 너무나 큰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군에 다녀온 2년 사이 '1박2일'에 그전보다 훨씬 더 인기가 많아져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고 헤맸습니다. 복귀하고 한동안 시청자로부터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는 질타를 받아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고민을 하다하다 지치기도 했는데 결국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더군요. 재미있게 하자고 '가짜'를 보여드릴 수는 없잖아요. 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계속 조금씩 적응하려고 노력할 뿐이죠. 지금의 '1박2일'은 큰 인기를 받다보니 출연진이나 제작진 모두 조심해야 할 부분도 많아진 것 같아요.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할 것을 더욱 더 확실하게 구분해야 한다고나 할까요."

 

'하지말아야 할 것'에는 '원칙을 깨는 것'도 들어있으리라. '복불복' 게임을 통해 패자에게는 가차없이 벌칙을 안기는 '1박2일'의 '룰'은 최근 MBC '나는 가수다'의 김건모 재도전 논란과 맞물려 새삼 주목받았다.

 

김종민은 "우리의 '복불복' 게임은 일체 예외가 없다. 속으로 '한번만 봐주지' 싶은 순간이 많지만 제작진은 룰을 지키며 리얼하게 가야한다는 원칙이 확고하다"며 "그래서 사실 우리가 몸은 좀 힘들다. 노는 것이긴 하지만 1박2일 동안 쉬지 않고 계속 놀아야하니 몸이 좀 힘든 게 사실"이라며 웃었다.

 

그저 춤을 추는 게 좋아서 댄서가 됐고 그러다 코요태의 멤버로 발탁됐다. 가수 활동하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웃긴다'며 계속해서 출연 섭외가 들어왔고 어느새 '예능인'이 됐다.

 

"인생에 어떤 구분을 두지 않아요. 여러가지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연기도 기회 되면 하고 싶고요. 이번 음반에서는 남성적인 카리스마를 보여드릴겁니다. 예능에서는 바보지만 가수로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는 거죠. 거창한 목표는 없지만 '하는 데까지 해보자'는 생각입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