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장어 보다 영양·맛 더 나은데…
이제 5월 말이면 고군산 앞바다의 붕장어를 맛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아나고'라 부르는 붕장어의 주요 산지는 경남 통영을 중심으로 한 남해안이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로 고군산 부근에 붕장어 어장이 형성되면서 풍미 넘치는 '서해안 붕장어'를 맛볼 수 있게 됐다.
장어는 붕장어·뱀장어·갯장어·곰장어로 나뉘며, 필수 아미노산을 비롯해 EPA와 DHA가 풍부하다.
민물장어로 불리는 뱀장어는 바다에서 태어나 강으로 올라가 생활하는 회유성 어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다양한 서식 환경과 염분 농도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 일생을 강이나 바다 한 쪽에서만 보내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치어의 70%가 중국산 등이며, 시중에서 유통되는 뱀장어 대부분이 양식이다. 다른 장어류가 대부분 국내서 잡히는 자연산이란 것과 대조된다. 안타까운 사실은 일반 양식장에서 뱀장어끼리 부딪쳐 생긴 상처를 아물게 하기 위해 항생제를 과도하게 쓴다는 점이다.
하모(はも)란 일본명으로 더 널리 알려진 갯장어는 붕장어와 비슷한 모습이다. 하지만 몸의 길이나 입이 더 크고 성격도 더 사납다. 과거엔 일본에 거의 전량 수출되었던 까닭에 우리나라에선 쉽게 먹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10여 년 전부터 일본 현지 생산량이 늘면서 국내서도 대중화됐다. 갯장어는 잘게 썰어 회로 먹거나 끓는 육수에 데쳐(유비끼) 먹는다. 갯장어가 비싼 이유는 어획량이 줄은 탓도 있지만,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장어'라는 이미지가 한몫한다.
포장마차에서 꼼장어로 불리는 안줏감이 곰장어(먹장어)다. 갯벌에 서식하고 몸에 끈적한 점액이 흐르는 게 마치 미꾸라지를 연상케 한다. 가죽이 질기고 부드러워 지갑이나 손가방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 회나 국으로는 먹지 않으며, 주로 고추장 양념을 버무려 구워 먹는다. 우리나라에선 식용으로 전량 소비한다는 점이 특징.
장어들 중 가장 억울(?)하고 오해가 많은 게 붕장어다. 붕장어는 오메가-3 지방산인 DHA와 EPA, 비타민 등이 갯장어보다 월등히 많다. 맛의 풍미도 갯장어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맛이 고소해 외려 우리 입맛에 더 맞는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 붕장어가 천덕꾸러기 취급받는 이유는 맹목적인 '일본 따라하기' 같다.
군산시청 부근 '고군산활아나고'는 붕장어 전문점이다.
군산에서 살아 있는 붕장어를 취급하는 음식점은 약 4~5군데. 대부분 붕장어구이를 안줏감으로 내놓지만, 다양한 메뉴를 갖춘 음식점은 이곳이 유일하다.
'참숯불소금구이'와 '오븐양념구이'가 대표 메뉴이다. 무시래기를 넣고 푹 고은 '장어탕'도 일품이다. 주문에 따라 전복과 미역을 넣은 다양한 '장어탕'을 맛볼 수 있다. 언뜻 비슷한 메뉴로 보이지만, 탕들이 저마다 개성이 달라 메뉴판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
횟감은 몰라도 구이용 붕장어는 큰 것을 월등히 쳐준다. '고군산활아나고'에선 500g~1㎏ 사이의 붕장어를 사용한다. 고군산 신시도가 고향인 주인장 김병기 씨(49)는 십여 년간 활어 유통업에 종사했다. 그는 "4~5년 전부터 고군산에 붕장어 어장이 형성되면서 붕장어에 올인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 메뉴: 참숯불소금구이 1만6000원(1인), 오븐양념구이 1만6000원(1인), 장어탕 1만1000원(1인), 아나고구이정식 1만6000원(1인), 전복구이정식 1만6000원(1인)
▲ 영업 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일요일 휴무)
▲ 위치: 군산시 조촌동 865-3(군산시청 후문 부근)
▲ 전화: 063-452-9255
김병대(블로그 '쉐비체어'(blog.naver.com/4kf) 운영자)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