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는 인간의 삶에서 '달인'을 긍정적으로 제시했다. '달인'은 사회적 지위와 무관하게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에서 높은 경지에 이른 이를 말한다. 이러한 '달인'은 현대사회에서도 또한 긍정적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그 당시의 사회보다 현대사회는 '달인'의 분야가 이끌어 낼 수 있는 합리성에 따라 중요성을 구분짓고 그러한 합리성을 강조하고 있다.
위와 같은 합리성 강조의 형태는 제시문 (나) - (라)에 나타난 맥도널드화된 사회가 추구하는 합리성과 맥락을 같이 한다. 제시문은 각각 효율성, 수량화의 가능성 그리고 예측가능성 등을 통해 합리성을 추구하는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하여 제시문 (가)의 형식적 합리성을 볼 수 있다. 형식적 합리성은 목표 달성을 위한 최적의 수단이 개인의 의지와 선택을 허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규율과 사회구조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에 근거한다면 (나) - (라)에 나타난 합리성 추구의 과정에서 개인의 자율성을 상실하고 효율성을 무의식적으로 강조하며 그에 따라 가해지는 규율을 당연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나) - (라)의 합리성 추구는 주체의 자율성, 주체에 대한 적합성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이를 보완하려는 바의 사례로는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슬로 운동'을 들 수 있다. 급속한 서구 산업과 문화의 유입으로 적절한 준비 없이 시작했던 산업화는 효율성이란 명목으로 합리성을 추구하며 각종 규율 등으로 개인의 수단 탐구에 대한 자율성을 박탈해왔다. '슬로 운동'은 이러한 방식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효율적이고 적합한 방향을 찾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그 다음 사례로는 무하마드 유누스의 그라민 은행을 들 수 있다. 효율성이란 명목 아래 국가의, 은행의 주체인 빈민들에게는 대출을 해주지 않던 다른 은행과는 달리 무하마드 유누스는 주체에 대한 적합성과 자율성을 고려함으로써 결국 불가능으로 보였던 상환율 98%를 달성하였다.
철학자 미셜 푸코는 〈광기의 역사〉에서 규율은 개인을 '제조'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이에 따른다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 속에 그에 대한 기존의 제도화된 수단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다면 목표를 수행하는 주체는 개인이 아니라 규율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장자의 달인에 대한 것과 같이 개인이나 사회는 현재적 효율성보단 장기적 관점에서의 효율성을 고려하여 본질을 추구해야 한다. 그것이 실행될 때 개인과 그 사회는 진정으로 합리성을 추구하는 주체가 될 것이다.
/ 양신애(이리남성여고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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