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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전북 민족예술제' 씁쓸한 예술인 잔치

4대강 사업 '날선' 시대정신 부족…밀도 떨어진 공연에 관객들 아쉬워

개막 공연 '만경강, 강은 생명이다'. (desk@jjan.kr)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전북지회(지회장 진창윤)의 '2011 제8회 전북 민족예술제'에서 느끼는 가장 커다란 정서는 되돌이킬 수 없는 상실감과 향수일 것이다. 무엇보다 개막 공연'만경강, 강은 생명이다'에서'4대강 허구'에 대한 '날선' 시대정신을 담아내려는 고민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컸다. 전북민예총은 지난해 8년 만에 회원간 소통과 재정 자립을 위한 후원의 날 행사까지 열면서 결속을 도모했으나, 올해는 이같은 적극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에서 전북민예총의 주춤하는 위상을 실감케 했다.

 

지난 1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올려진 개막 공연 '만경강, 강은 생명이다'는 올해 행사의 주요테마다. 4대강 공사처럼 국가하천 유지보수사업이 진행하고 있는 만경강(소양천)도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공연에서는 강 곳곳이 핏기 없는 모래더미로 되어가는 현실에 대한 사람들의 망연자실, 정부에 대한 호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재즈, 판소리, 무용, 서예 퍼포먼스 등은 만경강의 향수를 증폭하는 장치로만 쓰여 공연의 밀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18일 민족의 소통과 염원을 담은 '제5회 전북어린이 통일만화 그리기 대회'와 19일 도내 아마추어 문화예술인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시작한 '제2회 전라북도 문화시설 동호회 경연대회' 역시 지난해 사업을 이어온 데 그쳤다. 올해 행사를 관통하는 강 관련 통일된 주제 의식을 살리지 못했다.

 

물로부터 떨어져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부의 4대강 공사는 결과적으로 비극이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올해 전북민족예술제는 이같은 시대정신을 집약시키지 못한채 제2의 4대강 사업이 일어나더라도 아무 일 없으리라는 듯 태연하다. 이것이 개선(改善)일까, 개악(改惡)일까. 전북민예총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다시 자문해볼 일이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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