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극장가 최고 대목인 여름시장에서 예술 영화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주로 비수기인 3-4월 집중적으로 개봉되는 작은 규모의 예술 영화들이 블록버스터들이 밀집하는 여름시장에서 이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수잔 비에르 감독에게 올해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안긴 '인 어 베러 월드'는 지난 6월23일 개봉된 이래 현재까지 4만7천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역시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던 드니 빌뇌브 감독의 '그을린 사랑'(7월21일 개봉)도 개봉 3주 만에 4만3천여명의 관객을 돌파했고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죽음을 둘러싼 남과 북의 갈등을 그린 로버트 레드포드 감독의 법정물 '음모자'(6월30일 개봉)도 3만5천여명을 동원했다.
예술영화 성수기인 1-4월에 최고의 흥행성적을 올린 루카 구아다그니노 감독의 '아이 엠 러브'의 기록 3만4천379명을 가뿐히 넘어선 것이다.
여름 성수기에 예술영화의 이 같은 강세는 의외다. 2009-2010년 6-8월 극장가 성적과 비교해보면 올해 예술영화들이 거둔 성적은 두드러진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하얀 리본'은 작년 7월1일 개봉, 8월말까지 1만1천759명을 동원했고 작년 7월7일 개봉한 조던 스코트 감독의 '크랙'은 6천262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2009년에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해 6월18일 개봉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걸어도 걸어도'는 1만6천774명을, 아그네스 자우이 감독의 '레인'(6월25일 개봉)은 1만7천834명을 모았다. 유럽을 대표하는 예술영화 감독인 다르덴 형제의 '로나의 침묵'(6월4일 개봉)은 4천391명에 그쳤다.
올해 이 같은 예술영화의 약진은 비단 상업 영화관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다. CGV의 다양성영화 브랜드인 '무비꼴라쥬'의 좌석 평균 점유율도 작년 동기간에 비해 최대 3배가량 늘었다.
CGV 다양성영화팀 강기명 팀장은 "'간츠'나 '양과자점 코안도르' 같은 큰 기대를 안 한 영화들도 '그을린 사랑' 등의 붐과 맞물리면서 좌석점유율이 높게 나왔다"며 "트랜스포머' 같은 큰 영화들이 나올 때 다양성이 떨어지는 편인데, 올해는 일반관객까지 유인할 수 있는 영화들이 나와준 덕택에 좌석 점유율이 크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CGV 무비꼴라쥬는 이러한 현상에 고무돼 '2011 무비꼴라쥬 썸머스페셜'을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에로, 판타스틱, 클래식음악, 애니메이션 장르 등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는 기획전이다. 2004년 시작한 무비꼴라쥬가 '썸머 스페셜'이라는 기획전을 여는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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