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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전 호남의병장 사진, 日 황궁서 발견

이수경 도쿄 가쿠게이대 교수, 처형전 모습 등 日 궁내청 서릉부에서 찾아

호남 의병장 전해산. (desk@jjan.kr)

'호남 의병의 정신적 지주'인 전해산(1879~1910·임실 출신)을 비롯해 심남일(1871~1910·전남 함평 출신) 강무경(1878~1910·무주 출신) 의병장의 사진이 일본에서 새롭게 발견됐다.

 

13도 창의병(13도 연합 의병대) 관련 논문을 집필하고 있는 이수경 도쿄 가쿠게이대 교수가 최근 일본 황궁 서릉부에서 호남 의병장의 처형 전 모습과 가족이 담긴 흑백사진을 발견했다고 본보에 전해왔다.

 

체포 직후 결연한 표정으로 말끔한 옷을 입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볼 때 일본 황궁 보고용으로 제출됐던 사진이었을 것으로 추론된다. 이수경 교수는 "일본은 항일 투쟁에 목숨을 거는 의병들의 사투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고, 이강년(1858~1908) 허위(1854~1908)와 같은 13도 창의병 의병장 등이 사형을 당하자 그 파장으로 항일 세력이 전국 규모로 확대되고 있어 민심을 자극시키지 않는 한편, 일본의 이미지를 위해 깨끗하게 예우를 갖추게 한 뒤 사진을 남긴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 여성 최초로 일본 국립대 교수가 된 역사학자인 이수경 교수는 교토 리츠메이칸대 대학원 사회학 박사과정을 졸업, 일본 리츠메이칸대·야마구치 현립대를 거쳐 2005년부터 도쿄 가쿠게이대·동대학원 교육학부 준교수를 맡고 있으며,'제9회 일본 여성 문화상(2005)'을 수상했다.

 

학계에서는 이 교수가 발견한 사진이 독립기념관 소장 사진 보다 보관상태가 좋은 데다 여기에 '전남 폭도 대수괴 전해산' 등 설명이 쓰여 있어 일본이 기록한 가치있는 자료로 평가하고 있다.

 

홍성덕 전주대 교수(역사문화컨텐츠 학과)는 "호남 의병장의 처형 직전이나 가족의 모습은 거의 남아있지 않아 이번에 발견된 사진은 실제적인 사료로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호남 의병장 전문가'로 알려진 홍영기 순천대 교수(역사학과)는 "전남 장흥과 화순 접경의 바람재(풍치)에서 체포된 심남일 강무경 의병장, 부하 의병, 심남일의 첩과 강무경의 처 등이 나온 사진은 체포된 장소에서 특별히 촬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일본 궁내청 서릉부 자료실에는 앞으로도 공개해야 할 한말 의병에 관한 자료와 사진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그러한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아울러 재일 사학자들이나 한말 의병 연구자들을 통해 그러한 자료를 발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해산의 본명은 전수용. 임실 출생으로 조경환의 의병군에 가담하여 싸우다 호남의병 연합체'호남동의단'을 조직해 의병대장으로 추대, 전라도 전투를 진두지휘했다. 경성결사대의 간부였던 정원집이 유배지에서 탈출, 투항해 오자 그를 선봉장으로 삼아 광주·장성 등에서 일본군을 격파했으며, 정원집의 전사로 전열이 무너져 패했다. 1910년 일본군이 부모를 볼모로 잡아가자 자수한 뒤 처형됐다.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됐다.

 

본명이 심수택인 심남일은 전남 함평 출신으로 동학농민운동에 앞장섰던 선각자적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강무경 의병장 등과 함께 700여 명의 의병을 모집, 호남을 중심으로 결사적으로 일본군과 항쟁했다. 무주 출생인 강무경은 심남일의 권고로 의병을 일으키고 1907년 전남 영암·장흥·함평·보성과 전북 남원 등에서 일본군과 수십 차례 교전을 벌여 수많은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1909년 장성군 동치싸움에서 패한 뒤 일본군에 체포 돼 강무경은 바로 총살됐으며, 심수택은 대구 감옥으로 호송 돼 다음해 7월 교수형 당했다. 심수택은 다수의 우국시를 비롯해 '접전일기(接戰日記)','진지록(盡知錄)' 등 항일투쟁기를 남겼다. 심수택과 강무경은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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