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정상들이 어렵사리 역내 채무위기봉합책을 내놓은지 하루만에 이탈리아 차입 부담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이조치에 대한 금융시장의 대답이 '노(NO!)'임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 타임스는 29일 주말판에서 '이탈리아가 EU 구제 파티의 숙취'라고 표현했다.
또 로이터와 AP는 이탈리아가 28일(이하 현지시간) 10년 만기 국채 79억유로 어치를 발행하면서 6.06%의 금리를 적용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한달 전 발행 때의 5.86%보다 상승한 것은 물론 유로 출범 후 이탈리아 10년 만기채에 적용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통시장의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도 이날 5.95%로 치솟아 투자자의 불신을 거듭 확인했다.
가격과 반대로 가는 수익률 상승은 투자자가 그만큼 부도 위험을 높게 본다는 의미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EU 정상회담 합의가 발표된지 하루만에 이탈리아 차입 부담이 이처럼 기록적인 수준으로 상승한 것은 이 조치가 금융시장의 신뢰를 얻는데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국가 채무가 모두 1조9천억유로가 넘는 그리스는 내년에 근 3천억유로의 채무를 상환 또는 차환해야 하는 상황임을 파이낸셜 타임스는 상기시켰다.
이 때문에 유로권은 이탈리아까지 주저앉으면 '모든 것이 끝장'이라는 우려 속에 이 나라가 조속히 근본적인 개혁안을 마련해 실행하도록 압박해왔다.
집권 연정 통제력을 상실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28일 연금 등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것 외에는 "신뢰할만한 대안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모뉴먼 시큐리티스의 마르크 오스왈드 전략가는 로이터에 "수익률 상승이 이탈리아에 대한 벌금"이라면서 "개혁에 합의하고 실행하지 않는 한 계속 뛸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는 파이낸셜 타임스 주말판 회견에서 유로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 상황이 "강건너 불이 아니다"라면서 "현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이것이 아시아와 글로벌 경제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유로권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일본이 유럽재정안정기구(EFSF)가 발행한 100억유로의 채권 가운데 20%가량만 갖고 있다면서 따라서 일본이 EFSF 기금 확충을 계속 지원할 용의가 있음을 노다가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지원을 모색하기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클라우스 레글링 EFSF 최고경영자(CEO)는 일본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레글링은 29일 베이징의 칭화대 연설에서 EU 정상회담에서 포괄 합의안이 마련됐지만 문제가 2-3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랫동안 위험하지 않은 자산으로 인식돼온 국채가 유럽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그 위상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기를 끝내고 31일 퇴진하는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30일자 독일 일요 신문 빌트 암 존탁 회견에서 "유로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모두 끝났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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