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전북도 조례제정까지 해놓고 5년 동안 질질 끌어온 전북문화재단 설립 “공중분해”

“무슨 이유인가”…文化예술인들에‘실망·기만’

▶ 관련기사 14면

 

전북도가 김완주 지사의 민선 4기 선거때 문화정책의 핵심공약이었던 전북문화재단 설립을 백지화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공약 백지화에 따른 비판 여론과 함께 문화재단 설립 여부를 놓고 5년씩이나 끌어온 전북도의 ‘오락가락’ 하는 문화정책에 대한 비판이 따갑다.

 

특히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용역을 벌이고도 여러 이유를 내세워 미적거리면서 행정력 낭비와 문화계 내부 갈등을 야기하는 등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실제 지역 문화계 인사들은 “전북도가 6년 째 문화재단 출범 시늉만 하다가 또다시 없던 일로 만들었다”며 “각종 논란만 양산한 뒤 이를 매듭짓지 않고 넘기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문화계의 한 인사는 “대체 수십 차례 간담회 등을 통한 검증만 몇 년 째 하느냐” 면서 “출범시키자는 게 아니라 최대한 지연시켜 폐기하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초 전북도는 지난 8월 타지역 문화재단을 찾아가 재단의 운영 방식, 설립 이후 성과 등을 점검한 뒤 10월말까지 쟁점을 정리해 빠르면 내년에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었다. 도가 당시 마련한 출범안은 200억원의 기금을 조성, 도의 일부 사업을 이양받아 시작하는 형태로 작은 조직으로 출발해 점차 기능이나 조직을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됐다.

 

도가 현재 검토한 전북문화재단안에 따르면 재단은 우선 문예진흥기금사업과 문화예술교육사업 등 문화예술 관련 도 사업 일부를 위탁받아 추진하는 형태로 시작하고, 조직규모는 12명 안팎이 거론됐다. 도에서 일부를 파견하고 관련 전문가를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가 현재 조성한 문예진흥기금이 172억이어서 28억원만 더 확보하면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러던 입장이 2개월 만에 다시 뒤집어졌다. 아직 도의 공식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았으나, 내년 예산안에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데다 내부적으로 부정적인 기류가 강해 사실상 백지화 수순을 밟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북도가 문화재단 설립에 부정적인 것은 빠듯한 재정 형편 속에 예산의 확보가 쉽지 않고, 문화재단 설립으로 인한 지역문화발전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들이 기존 광역 문화재단을 검토한 결과 모델이 될 만한 사례가 없었다는 것. 그러나 문화예술의 도시 자부심을 가진 전북도가 30억원 기금 출연을 부담스럽게 여기고, 다른 지역에서도 (문화재단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새로운 모델 만들기를 포기하는 것은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문화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화재단의 비전과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광역 문화재단이 설립되면서 지역 협력형 사업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문화재단 설립이 전략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

 

한승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정책과 담당자는 “지금 당장 광역 문화재단 설립 여부가 지역 협력형 사업의 예산의 차등 지원과 같은 불이익으로 연결되진 않지만, 아무래도 문화재단이 설립된 지역에서는 행정 보다는 현장과 연계한 문화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도는 이번주 내 검토된 내용을 토대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이화정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군산군산시, 체납차량 야간 영치 단속 실시···고질·상습 체납 17대 적발

군산전북에서 가장 오래된 콘크리트 다리 ‘새창이다리’ 존폐기로

전시·공연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부안김양원 부안발전포럼 대표, 22일 「통쾌한 반란,함께 만드는 내일」 출판기념회

정치일반李대통령, 외교 ‘강행군’ 여파 속 일정 불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