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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 산실 '전북'…문학관 지형도 확대된다

▲ 최명희문학관
문학관은 문학의 깊이와 둘레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전북은 서정주 신석정 이병기 시인에서 고은 김용택 안도현 시인까지, 소설가 채만식 최명희 은희경 신경숙까지 걸출한 작가들의 고향이자 창작 산실. 지난해 부안 석정문학관 개관으로 도내 문학관은 6곳이나 됐으나, 올해 전북도립문학관·무주 눌인문학관이 추가로 문을 열면서 문학 지형도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전북도립문학관·무주 눌인문학관 4월 개관 vs 익산 가람문학관 지지부진

 

다음달 개관할 예정이었던 전북도립문학관은 초대 관장 사임으로 인한 재인선, 리모델링 보완이 요구 돼 4월에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는 수탁단체인 전북문인협회(회장 정군수)가 꾸린 도립문학관 사업위원회가 이동희 관장 사임을 문서로 전달하지 않았을 뿐더러, 새로운 인물을 물색하는 과정도 일방적으로 진행 돼 신임 전북문협 집행부에 재인선을 요구했다.

 

도는 "전북문협 정관을 보면 당선일로부터 새로운 회장이 전북문협을 대신하므로 신임 회장이 도립문학관 사업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는 게 맞다"면서 "관장 선임 역시 도와 협의하도록 관련 조례에 규정돼 있다"고 답변했다.

 

정군수 회장 역시 "전북문협이 도립문학관 관장 선임과 관련해 도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면서 "4월 개관을 위해 도와 협조해 인선을 착실히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평 문학의 효시인 눌인 김환태 선생을 기리는 무주 눌인문학관도 개관을 앞두고 있다. 무주군이 전통공예테마파크 내 짓고 있는 눌인문학관은 최북미술관과 함께 문을 열면서 눌인 선생의 삶을 재조명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익산시가 '가람 시조 마을 조성 사업' 으로 추진한 가람문학관 건립은 올해도 무산 위기에 처했다. 익산시는 "가람문학관 건립 필요성은 공감하나, 의회가 이를 계기로 다른 문인단체가 문학관 추가 건립 요구를 할 개연성이 높아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 부안 석정문학관, 문학강좌 풍성… 최명희문학관, 혼불문학제 등 활발

 

현대시의 거목 석정 신석정 선생을 기리기 위한 부안 석정문학관(관장 허소라)이 지난해 문을 열었다. 문학관은 석정 선생의 유고 문집, 고인이 생전에 지인들과 주고 받았던 편지 등을 전시하고, 문학 강좌, 석정 선생의 작품 세계 배경이 되는 답사, 석정 문학제 등을 추진한다. 시와 산문부로 나뉜 문학 강좌(4월)는 기존 등단을 전제로 한 문예교실이 아닌 문학의 본질에 접근하는 깊이 있는 강좌로 개설된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답사하는 '석정시 따라잡기'(7~8월)와 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위상을 높이기 위한 학술제 성격의 '석정 문학제'(9~10월)도 추진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표창(2012)을 받은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은 올해 가장 활발한 활동이 기대된다. 초등학생부터 일반인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면서 학부모·교사부터 유명 인사까지 다양한 계층을 위한 상설·번개 문학 강연이 준비된다.

 

장성수 관장과 함께하는 행복한 소설 읽기, 테마로 읽는 혼불 읽기와 '동시사랑모임'과 같은 자발적인 동호회 활동도 이어지며, 전주·남원 혼불 문학기행, 최명희 작품으로 읽는 전주 한옥마을 등도 마련된다. 본보와 추진해온 '전라북도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와 진행한 '전북 초등학교 한식 백일장'도 계속된다.

 

최기우 최명희문학관 기획연구실장은 "도립문학관이 개관하면 최명희문학관과 중복될 개연성이 있는 일부 사업은 넘기는 대신 관람객들을 위한 맞춤형 체험은 더 많이 개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 기존 사업 답습에 그친 미당시·아리랑·채만식문학관

 

올해도 고창 미당시문학관, 군산 채만식문학관, 김제 아리랑문학관은 전문 인력 확보 계획이 없어 작고·현존 작가 유물 전시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미당 서정주 시인의 문학을 조망하면서 시문학 순례지 조성을 목적으로 건립된 미당시문학관의 대표 사업은 미당문학제·질마재문화축제(11월). 중앙일보와 동국대가 주최하는 미당문학제와 별도로 고창군은 국화에 취하는 경관 축제를 준비한다. 하지만 미당시문학관에 전문인력은 없다 보니, 기획전·체험 프로그램 마련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을 주제로 건립된 김제 아리랑문학관, 소설 '탁류'의 배경이 된 금강에 건립된 채만식 문학관은 올해도 신규 사업 없이 기존 유물을 전시하는 데 그친다.

 

반면, 남원 혼불문학관은 전문 인력 확보는 없으나 혼불마을 농가에서 보내는 1박2일 농촌 체험(5~10월)을 새롭게 준비하면서 엽서 쓰기·목판 체험·경운기를 타고 '혼불'에 나오는 서도역과 종갓집 둘러보기 등도 이어갈 예정이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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