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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위에 '웃음'…확 달라진 심청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20주년 창극'심청' / 창극단·기악단·무용단 등 100여명 출연 / 환상적 연출력·다채로운 음악 스펙트럼

▲ 창극 '심청'의 한 장면.
Q = 창극과 오페라의 차이는?

 

R = 창극은 판소리를 근간으로 우리나라 구전소설·사극 대부분 소화, 오페라는 고전주의 음악에 근거해 고전 문학 이야기가 중심. 딩동!

 

Q = 그렇다면 창극이 오페라 형식으로 올려진다면?

 

R = 판소리 오페라? 딩동!

 

개원 20주년을 맞은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정상열)이 지난 20년의 역량을 집중해 '판소리 오페라'를 연상시키는 창극'심청'을 올린다. 오페라하우스 관장,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예술감독 등으로 인지도가 높은 연출가 김홍승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와 유영애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과의 궁합은 '심청'을 소재로 한 '판소리 오페라'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여기에 작곡가 이용탁 국립창극단장 음악감독까지 가세해 파트별로 1~2명만 모아낸 수성 반주가 아닌, 첼로·더블베이스·팀파니 등까지 포함시킨 40여 명의 관현악단으로 국악과 양악이 조화를 이루는 무대를 준비 중이다. 임이조 서울시무용단장까지 합류했으니 명무의 안무로 화룡점정(畵龍點睛)인 무대가 되지 않을까.

 

그런데 여기서 던지는 질문 하나. 왜 하필 슬프디 슬픈 '심청'이냐는 것이다. 우리 민족이 슬픔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경향이 좀 심하다고 해도, 명색이 개원 20주년 기념 공연인데 분위기가 좀 밝아도 괜찮지 않겠느냐고 할 수 있다. 결국 김홍승 교수가 숨은 카드. 사실 그간의 '심청'은 너무 울었다. 그러나 이번 '심청'은 좀 다를 것이다. 곳곳에서 재치있고 익살스런 더늠을 통해 정겹게 웃음을 만들어낸다. 심청이 심학규와 얼싸안고 뜨거운 눈물로 해후하면서 내리는 막이 아니라 심봉사가 그간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두 부녀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생을 바라보게 한다.

 

'심청'이 왜 세계의 고전이 될 수 없겠는가. 자식이 부모와 등지는 경우까지 치닫는 세상에서 공연에서조차 효(孝)를 가르치려고만 들어서는 답이 없다. 그런 판타지를 거부감 없이 녹여낼 때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과거가 아닌 현재에 중심을 둔 이번 무대는 우리 시대의 창극이 어떤 식으로 대중과 소통하고자 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남원 공연을 시작으로 5월 국립창극단(서울), 7월 국립남도국악원(진도), 11월 국립부산국악원(부산) 등으로 이어지는 순회 공연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 창극'심청'= 21~22일 오후 7시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문의 063)620-2324.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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