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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만에 입 맞춘 명창들 70분간 관객과 신명난 호흡

전주문화재단 '해같은 마패를 달같이 들어메고' 첫 공연 / 안숙선·김영자·왕기석 '명창 트리오' 완벽한 무대 선봬

▲ 26일 전주 소리문화관에서 막이 오른 전주문화재단의 마당 창극'해같은 마패를 달같이 들어메고'에서 명창들이 신명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추성수기자 chss78@
반백년 동안 소리로 한우물만 파왔던 명창들도 늘 새로운 무대에서는 긴장하는 법이다. 창극의 현대적 각색을 놓고 "이렇게 해도 될까?" 반신반의했던 안숙선(춘향 역) 김영자(월매 역) 왕기석(이몽룡 역) 명창은 막상 무대에 서자 언제 그랬냐 싶게 무대를 쥐락펴락했다.

 

지난 26일 전주 한옥마을 내 소리문화관에서 막이 오른 전주문화재단(이사장 유광찬)의 마당 창극'해같은 마패를 달같이 들어메고'(이하 '해마달'). 달빛 적시는 한옥으로 불러들인 창극, '춘향가'의 변학도 생일 잔치와 암행어사 출두 등을 중심으로 풀어낸 무대는 미디어 파사드를 배경으로 관객들과 신명나게 호흡했다.

 

월매가 정한수를 떠놓고 천지신명께 빌었으니 이몽룡의 장원 급제는 따놓은 당상. '영원한 춘향' 안숙선 명창은 이팔청춘 나이의 춘향이로 변신해 '쑥대머리'를 부르며 애끓는 연기로 명장면을 연출했다.

 

전라어사가 된 이몽룡이 '금준미주(金樽美酒)는 천인혈(千人血)이요'(금 술잔에 담긴 향기로운 술은 천 사람의 피요)라고 시를 쓰자 역졸들이 "암행어사 출두야"를 외치며 등장. 못된 변학도의 생일상이 뒤엎어지는 장면에선 관객들의 속이 다 후련해졌다.

 

"눈만 봐도 서로 뭐가 필요한지 다 안다"는 이들은 14년 만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모듬북 연주와 고수의 북 장단으로도 충분히 빛이 났다.

 

무대 음향과 취재진의 음향이 겹쳐지면서 일부 장면에서 소리가 끊기거나 잡음이 섞여 나왔던 점은 옥의 티.

 

안숙선 김영자 왕기석 명창의 트리오는 6월23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전주 소리문화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동초제·정정렬제·강도근제 등 각 유파별 소리에 잔치 음식, 전통 체험까지 곁들여진 오감 만족 공연'해마달'은 10월27일까지 이어진다. 일반인 2만원, 청소년 1만원. 문의 063)283-0223. www.jjcf.or.kr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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