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은 '못'이었다. '못'은 일종의 캐릭터형 소설이었다. 소설 속 사건은 어쩌면 진부하기 그지없는, 교통사고로 아내와 아들을 잃은 한 남자의 일상이 전부이다. 물론 그 교통사고에는 남자의 의도가 다분히 들어 있는 것이지만, 문제는 사고 자체가 아니었다. 이 소설에서 심사위원들이 주목한 지점은 우리 사이의 보이지 않는 균열과, 그 균열이 결국 '나'에게서 비롯되었다는 인식, 그리고 다시 그 균열을 봉합하기 위한 한 인간의 적나라한 내면 투쟁 그 자체였다. 이 소설 속 질문은 우리에게 우리 자신의 '균열'을 똑바로 바라보게 하고, 또 한편 '균열'을 긍정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군데군데 불안한 문장과, 들쑥날쑥한 플롯이 어떤 극적 계기 효과를 반감시키는 것이 사실이나, 날것 그대로의 신인 목소리로 긍정하기로 했다. 당선을 축하하고, 꾸준한 건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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