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걸어온 길
군산 옥구읍 영병산 기슭에 있는 옥구초등학교(교장 마석우)는 개교 10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지역의 자랑거리이다.
1906년 당시 이교영 옥구 군수가 지방유지의 협조로 사립진명학교를 설립한 것이 그 모태가 됐다. 이후 1914년 옥구공립보통학교로 개명했으며, 1915년 3월 30여명의 제1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어 잠시 인근 지역으로 옮겼다가 1937년 현 위치로 교사를 신축 이전했다.
서슬이 퍼랬던 일본제국주의 시기 학교에서는 한국말을 가르치거나 쓰는 것이 금지됐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우리말을 하다가 교사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얻어맞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호남 항일 의병을 선도한 애국자들을 다수 배출한 옥구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민족전통문화를 지켜오는데 온 힘을 쏟았다.
1945년 식민지시대가 종결되면서 학교는 어두운 그늘을 벗어나 새롭게 탄생했다.
한국인인 김근배 교장이 부임하면서 교가를 우리말로 바꾸는 등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역을 대표하는 교육기관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의무교육 실시계획에 따라 학생수가 급격히 늘어나게 되면서 학교도 활력을 되찾았다.
6.25 전쟁을 거치면서 다소 쇄락했던 학교는 1967년 초등의무교육의 확대와 베이비붐의 여파에 교사를 분리했다.
이때 탄생한 것이 수산분교이다.
1996년 일제강점기 초등교육이 겪었던 수난의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분위기가 범국가적으로 확산되면서, 교명도 자연스럽게 현재의 초등학교로 변경됐다.
이처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여러차례 교명이 바뀌었지만, 옥구를 대표하는 교육의 산실이란 명성은 변함없었다.
특히 2006년 개교 100주년 행사에서는 사회각계각층으로 진출한 동문들이 모교를 위한 추억의 사진전을 마련하고, 기념우표도 제작했다.
우표첩에는 1930∼1940년대 학생들의 모습과 1960년대의 수업·운동회·신체검사 장면, 1970년대 졸업식 등 학교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사진들이 실렸다.
특히 이날을 기념, 전호택 동창회장 등 동문들은 많은 도서와 물품을 기증했다.
전윤수 전 성원그룹 회장(46회)은 자비를 들여 체육관을 지어주기도 했다.
옥구초는 올해 2월 98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때까지 옥구초를 거쳐간 학생은 모두 8112명이다.
△학교를 빛낸 인물
옥구초는 사회 다방면에서 수많은 인물을 배출했다. 특히 동문들은 정재계 및 학계에 두루 포진했다.
한국의 경제개발을 주도한 고병우 전 건설부 장관(31회)은 고위 행정관료와 기업 회장을 모두 지낸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고 전 장관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 청와대 대통령 경제비서관, 재무부 재정차관보, 쌍용중공업 부사장, 쌍용투자증권 사장, 한국증권거래소 이사장, 제28대 건설부 장관 등을 지냈다. 또한 1997년 동계 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장, 동아건설 회장, 대한통운 대표이사회장, 한국경영인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항일 투사의 아들이기도 하다. 옥구 출신으로 옥구, 임피지역의 유학자 등을 조직해 대한의군부에 참여한 고봉민 장군이 그의 아버지인 것.
해마다 옥구를 찾아 동향의 임병찬 선생과 아버지 고봉민 장군을 기리는 충혼제를 지내고 있다.
'디도스 특별검사'로 유명한 박태석 법무법인 월드 대표 변호사(55회)는 옥구 출신 대표 법조인이다.
박 변호사는 2011년 10월 26일 재보궐 선거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 후보 홈페이지에 대한 사이버 테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에 내정되면서 그 이름을 크게 알렸다.
1981년 23회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13기로 수료한 그는 서울지검 부장검사와 춘천과 창원, 서울 동부지검 차장검사로 재직하면서 관세와 외사, 증권, 조세, 기업범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꼼꼼하고 치밀한 수사능력을 발휘했다. 또한 법무부 법무과장과 관찰과장을 역임하는 등 법무행정 능력도 겸비했다.
그는 2006년 변호사 개업을 한 후 2007년 '법무법인 월드'를 설립하며 변호사로 전향했다.
옥구초 출신은 의료계에서도 빛을 보고 있다.
차영옥 군산 차병원 원장(58회)과 박순영 박치과 원장(58회)이 그 주인공이다.
차병원은 1995년 정형외과를 개원, 2003년 의원급에서 전문병원으로 거듭났다.
특히 척추수술 및 인공관절수술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채항석 전 육군소장(25회), 문봉식 전 교장(28회), 전호춘 전북대 명예교수(29회), 전대식 전 전북대 대학원장(31회), 전호택 무역업(총동문회장), 김영실 법무사(45회), 최옥열 (주)동오프랜지 대표(60회), 최경열 송원철강(주) 대표(60회) 등이 자랑스러운 동문이다.
△도약을 위한 노력
학령아동이 줄고 이촌향도 현상이 심화하면서 옥구초도 그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재 전 학년 6학급에 전교생이 68명에 불과한 소규모 학교로 전락한 것이다.
하지만 근대화시기, 일제강점기, 경제개발기를 거치면서 그때그때의 변화에 발 맞춘 적응력을 보인 옥구초는 이 같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
특히 마석우 교장을 필두로 한 전 교직원의 교육혁신 프로그램이 점차 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2011년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전북명품교육과정 우수학교 선정이 그 예이다.
옥구초는 모든 아이들의 배울 권리를 보장하고 질 높은 교육을 보장하기 위해 '배움이 즐거운 교실수업 만들기'를 2013학년도 특색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라는 슬로건으로 배움이 있는 수업 디자인하기, 좋은 수업 삼삼구를 통한 교실수업 개선, 자발적인 일상 수업 공개, 수업의 사례연구를 중심으로 한 교내 연수, 전문가 초청 수업 워크숍 개최 등 배움의 공동체 실현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영어특화교육을 위해 하루 1시간 동안 원어민 강사가 진행하는 영어회화 수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북도교육청이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어울림학교에도 공모, 2014년부터 학생 유입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을 받게 됐다. 어울림학교 사업은 작은 학교와 인근 과밀 학교의 통학구역을 하나로 묶어, 작은 학교로 학생들이 전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접한 미룡동 소재 과밀 학교의 학생들이 옥구초로 학적을 옮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마석우 교장은 "어울림학교 지정으로 앞으로 학생 유치의 어려움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수업혁신 프로그램을 통해 모두가 만족하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