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대통령 "야권의 정치적 술수" 맹비난
지난 3월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나는 아직 살아있다"고 주장하는 육성 파일이 등장해 진위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차베스 전 대통령의 목소리와 흡사한 육성이 담긴 파일이 공개되면서 베네수엘라 정계가 떠들썩하다.
이 육성 파일은 차베스와 그의 친형인 아단 차베스 바리나스주 주지사 간의 통화 내용을 녹음한 것으로 돼 있다.
언제 어떻게 녹음된 것인지, 누가 공개한 것인지 등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차베스라고 주장하는 파일 속 인물은 자신이 측근들로부터 배신을 당했으며 의지와 본인의 무관하게 억류돼 있다고 말한다.
또 "내부에 적이 있으리라 누가 예상했겠는가. 수많은 포옹과 악수, 거짓말이 있었다"면서 "9월 16일 현재 나는 그 어느 때보다 (건강히)살아있다.
국민에게 진실을 알려달라"고 호소한다.
이에 대해 차베스가 지명한 후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은 정권을 교란하려는 야권의 또 다른 술수라고 맹비난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제1야당인 '정의우선당'이 음성을 조작했다며 "야권은 우고 차베스에 대한 베네수엘라 국민의 추억과 애정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녹음된 통화내용의 수신자로 지목된 아단 차베스조차도 음성파일은 날조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 역겨운 짜깁기(파일)는 일부에게 차베스가 죽지 않고 숨어 있다는 믿음을 줬고, 일부는 그가 죽기 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는 모두 엄청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국회의장은 오는 12월 선거를 앞두고 집권 통합사회주의당의지지세력을 약화하려는 정치적 술수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이 음성파일을 조작해 공개한 쪽이 야권이 아니라 집권당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야권을 '베네수엘라 빈민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차베스를 부정하는 세력'으로 인식시켜 국민적 반감을 조장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차베스의 목소리가 모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가 처음 대선에 출마한 지난 1998년에는 차베스로 추정되는 목소리가 "반대세력의 머리를 기름에 튀겨버리겠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육성파일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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