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된 역사와 맞물린 한 여인의 기구한 삶·사랑
2013년 전주문화방송 제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소설가 김대현씨의 〈홍도〉가 책으로 나왔다(다산북스). '역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역사에 대한 심오한 장악력', '개인의 소소한 삶과 커다란 사회적 사건들을 적절히 배합하는 균형감각','역사의 갈림길을 휘몰이장단으로 몰아가는 서사가 생생하고 장대할 뿐 아니라, 오래 시간을 통과해온 두 인물의 정한 많은 사랑도 눈물겹다' 등의 평가를 받으며 심사위원(위원장 박범신 만장일치로 당선작에 뽑혔다.
〈홍도〉는 한 여인의 기구한 삶과 사랑이 역사의 모순과 부조리와 맞물려 펼쳐지는 작품. 소설은 정여립에 대한 영화를 준비하던 27살의 영화감독 동현이 비행기 안에서 자신이 433살이라고 주장하는 홍도를 만나며 시작된다. 헬싱키 반타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8시간의 비행 동안, 동현은 자신이 정여립의 외손녀이며, 400여 년을 늙지 않고 살아왔다는 홍도의 이야기를 '시나리오'나 '소설'이라 생각하며 듣는다. 그러나 홍도의 미모와 엉뚱함에 반해 그녀의 모든 것을 알고 싶었을 뿐인 동현은 '타고난 이야기꾼'이라 생각이 드는 홍도의 이야기에 서서히 빠져든다.
홍도의 사랑과 이별, 희망과 절망은 기축옥사, 임진왜란, 천주박해 등 역사의 굵직한 사건과 맞물려 있다. 죽도 할아버지라고 불렀던 정여립에 대한 기억, 기축옥사 때 반역죄로 목숨을 잃은 아버지와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함께 끌려간 원수(선조)의 딸 정주옹주 그리고 양반과 천민의 자식으로 만났지만,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자치기와의 운명적인 사랑과 이별까지. 동현은 홍도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울고 웃으며 홍도가 애절하고 허무맹랑한 얘기를 마칠 때마다 생각한다.
저자 김대현씨(45)는 1999년 단편영화 〈영영〉으로 칸영화제에 진출했으며, 영화 시나리오와 TV단막극을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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