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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정원의 재해석 - 12. 전문가 좌담회

"전주 전통정원, 친환경·지속가능성 시각에서 추진돼야"

▲ 지난달 29일 열린 전통정원의 재해석을 마무리한 전문가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주의 전통문화 조성사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추성수기자 chss78@

덕진공원 일대를 성공적인 관광자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무엇일까. 본보는 ‘전통정원의 재해석’연재를 마무리하면서 전문가 좌담회를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제시했다. 현재의 자산을 허물고 새로 짓는 방식을 배제하는 대신 환경생태적인 시각에서 문화와 사람을 접목시키자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또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두르지 말고, 모든 구성원들이 한발씩 양보하는 미덕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사회= 정진우 교육부장 / △토론자= 김정문 전북대 조경학과 교수, 박일두 덕진공원 건지산명소화 / 시민모임 사무처장, 신상섭 우석대 조경도시디자인학과 교수, / 이지성 전주시 기획 조정국장 / △일시= 11월 29일 오후 1시 △장소= 전북일보사 3층 편집국장실

 

-사회=‘복원’과 ‘현대적 재창조’ 가운데 어디에 방점을 찍어야 하는지.

 

△박일두 사무처장=덕진공원은 오랫동안 전주의 문화공원 랜드마크였고, 생태의 보고이자 전주의 허파였지만 엄밀히 말해서 전통정원은 아닙니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의 전통정원 조성사업은 현재성을 중심으로 과거 자연요소들을 재복원하는 쪽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거점지역인 덕진연못과 조경단을 새롭게 창조해야 한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공원의 기능이 회복돼야 합니다.

 

△김정문 교수=전통정원 조성사업은 덕진연못을 비롯한 덕진공원 전체공간과 공원주변 마을지역까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덕진연못과 조경단에 대해서는 역사성을 부각시켜야 하고, 공원내 다른 지역은 생태적 특성이 우선 고려돼야 합니다. 또 공원주변 마을지역은 문화적 특성이 부각됐으면 합니다. 전통정원 조성사업은 일부 복원을 포함한 현대적 재창조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지성 국장=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부산을 방문해 한옥마을을 언급하면서 창조경제를 이야기했습니다. 복원과 현대적 재창조가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복원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삶의 방식이 녹아들어가 현대적인 재창조가 이뤄져야 합니다. 굳이 어디에 방점을 찍기 보다는 함께 가야 합니다. 전통이라는 틀에 지나치게 얽매이기보다는 전통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해 우리 시대의 삶의 방식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상섭 교수 =2000년대 이후로 전세계적으로 ‘로하스’(LOHAS·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전통정원 조성사업의 키워드도 옛 것과 새로운 것의 조화, 지속가능한 경제공동체, 웰빙문화의 추구가 될 것입니다. 규모로 승부하는 인공미, 화려함, 백화점식 설계기법 등은 자제되는 대신 한국적 조경미학 등을 앞세워 숲·지형 등이 적극적으로 복원돼야 합니다. 무엇보다 ESSD(En vironmental Sound and Susta inable Development·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재창조)가 고려돼야 합니다.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을 말씀해주신다면.

 

△이지성 국장= 최종용역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총사업비를 추정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전통정원 조성사업은 기존의 갖춰진 인프라를 기반으로 해서 약간 다듬는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복원을 바탕으로 한 재창조를 추구하는 만큼 사업비가 그리 많이 들어가진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 전주시의 예산을 최소로 투입하고, 국가예산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덕암·연화·대지마을 등 인근의 3개 마을 및 전북대 등과의 상생협력 방안이 중요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은 무엇인지.

 

△박일두 사무처장= 마을주민들 가운데서도 토지 소유자와 무허가로 토지를 점유중인 사람들의 입장차가 큽니다. 전주시도 이에 대한 고민은 적지않지만 해결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북대도 당장의 입장을 고집하지 말고 여유를 가졌으면 합니다. 언론이 상생협력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공론화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전북대의 재산권에 피해를 주지 않는 방향을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김정문 교수= 3대 핵심권역인 덕진연못 일원, 조경단 일원, 오송제 일원은 공원주변 마을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앞으로 덕진연못 일원과 덕암마을, 조경단과 연화마을, 오송제 일원과 대지마을 등은 마을별 특성과 연계한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개발될 것입니다. 마을환경의 변화는 예술인들의 레지던스(Residence)를 통해 자연스럽게 변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지성 국장= 전주 한옥마을의 성공배경에는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이 있었습니다. 전통정원 조성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3개 마을과 덕진공원 전체부지의 36%를 관리하고 있는 전북대의 협조가 중요합니다. 전주시는 앞으로 3개 마을의 고유자원이 마을발전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배려하겠습니다.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주민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신상섭 교수= 케네디 전 대통령의 말을 빌려 ‘민관학은 전통정원 사업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고민하지 말고 이 사업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했으면 합니다.

 

전주시는 체험·교육·공연 등 경쟁력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하고, 전북대의 통 큰 양보가 필요합니다. 전북대는 지역거점대학으로서 시민들의 문화향유관점에서 캠퍼스 개방과 동선연계를 고민했으면 합니다. 또 전주시 차원에서 컨설팅이나 기술지원 등을 통해 원주민의 삶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이 뒤따라야 합니다.

 

-한옥마을과 덕진공원의 연계방안이라면.

 

△박일두 사무처장= 슬로시티인 전주시의 중심축을 한옥마을에서 덕진공원으로 확장시켜야 합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 것이 아니라 예전의 물맞이 역사를 복원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합니다.

 

△김정문 교수= 한옥마을과 전통정원 조성사업의 3개의 핵심권역은 ‘전통’을 매개로 손을 맞잡을 것입니다. 한옥마을과 전통정원이 시너지효과를 낸다면 하루 이상의 관광코스화 개발이 구체화될 수 있습니다.

 

△이지성 국장= 전통정원 조성사업은 ‘어떻게 하면 전주에 가급적 관광객들이 체류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비롯됐습니다. 당연히 전통정원은 한옥마을과 연계될 것입니다. 여기에 삼천동 생태체험장까지 더해 트라이앵글전략을 추진중입니다. 한옥마을은 역사·전통, 덕진공원 전통정원은 휴양·힐링, 삼천 생태 체험장은 생태·교육이 중심을 이룰 것입니다.

 

△신상섭 교수= 한옥마을은 전통생활문화체험공간으로, 전통정원은 향토공간이라는 장소적 특성을 제대로 살린다면 상호보완적인 관광자원으로 착근할 것입니다.

 

-전통정원 조성사업이 성공하기 위한 선결조건이 있다면.

 

△김정문 교수= 양보와 배려가 필요합니다. 주민들, 전주시, 전북대가 모두 해당됩니다. 인근 마을 개발은 슬로시티 개념에 맞게 연차적으로 10년 이상이 필요합니다. 급작스런 변화는 필요악입니다.

 

△이지성 국장= 한옥마을의 예를 들어봐도 거대자본이 들어와서 한옥마을이 성공한 것이 아닙니다. 전통정원사업도 거대자본이 들어와서도, 들어오기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마을별로 특성화된 사업이 추진되고 생태문화 전통이 어우러지는 변화가 차근차근 이뤄지면 앞으로 15년 이후에는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입니다.

 

△박일두 사무처장= 긴 호흡이 필요합니다. 생태개념을 제대로 복원한 뒤 휴머니즘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신상섭 교수= 중장기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통정원 사업은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만큼 전주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쪽으로 방향성이 제시돼야 합니다. · 〈끝〉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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