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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극장가 - 볼만한 영화

한국영화 4파전 '대목 자존심 대결' / 어른들 오감 자극하는 만화영화도

올해 설 연휴 극장가가 어느 해보다 풍성하다. 전통의 강호인 코미디는 물론 멜로, 로맨스,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영화들이 관객들에게 선보이며 인기몰이를 꿈꾸고 있다. 특히 온 가족이 객석에 나란히 앉아 서로의 등을 치며 웃음보를 터트릴 법한 가족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하고, ‘명절의 사나이’로 불리는 청룽(成龍·성룡)도 신작을 내놓았다.

 

1000만명의 관객을 돌파한 ‘변호인’(15세 관람가)과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디즈니의 ‘겨울왕국’(전체 관람가)이 설연휴를 계기로 새로운 흥행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영화 4파전

최근 한국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제작자들이 부쩍 자신감을 얻은 눈치다. 설연휴를 맞아 한국영화들이 물량공세에 나섰다.

 

29일 개봉하는 ‘조선미녀삼총사’(12세 관람가)를 비롯해 이미 지난 22일부터 상영중인 ‘수상한 그녀’(15세 관람가), ‘피끓는 청춘’(15세 관람가), ‘남자가 사랑할 때’(15세 관람가) 등이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남자가 사랑할 때’를 제외한 세편의 영화는 코미디를 지향한다. 그러면서도 ‘수상한 그녀’는 가족코미디를, ‘피끓는 청춘’은 농촌로맨스, ‘조선미녀삼총사’는 액션을 앞세우는 등 각자의 뚜렷한 색깔을 숨기지 않는다.

 

‘수상한 그녀’는 시간 여행을 통해 젊은 시절로 돌아가 가수의 꿈을 이루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다루는 이른바 타임슬립(시간여행) 영화다. ‘써니’(2011)의 심은경이 욕쟁이 할머니로 완벽하게 변신하며 원맨쇼가 이어간다.

 

충청도 사투리가 인상적인 ‘피끓는 청춘’은 1980년대 초 충남 홍성을 배경으로 청소년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전형적인 하이틴로맨스다. 이종석이 전설의 바람둥이로 출연하고, 박보영이 ‘껌씹는 일진’을 맡아 ‘복고커플’을 완성시킨다. 1980년대에 대한 향수, 주인공들의 안타까운 사랑 등을 촘촘하게 채워넣었다.

 

‘조선미녀삼총사’는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조선시대 미녀 현상금사냥꾼으로 변신한 하지원, 강예원, 가인이 코믹액션을 보여준다. 조선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속에서 주인공들의 섹시한 밸리댄스가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씬스틸러인 고창석과 송새벽의 능글맞은 연기에 하지원과 주상욱의 가슴 시린 로맨스도 맛깔나게 버무려진다.

 

황정민 주연의 ‘남자가 사랑할 때’는 한적한 시골 소도시를 무대로 한 남자의 맹목적인 사랑을 그렸다. 투박했던 태일과 까칠했던 호정이 서서히 마음을 열고 서로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심금을 울린다. ‘황정민이 출연하는 무조건 믿는다’는 골수팬들이 얼마나 극장으로 발길을 돌릴 지가 관전포인트다. ‘7번방의 선물’과 ‘변호인’을 통해 2년 연속 1000만 관객 신화를 일궈낸 영화사 NEW의 작품이다.

 

한편 설연휴를 관통하면서 신인 양우석 감독의 ‘변호인’이 ‘괴물’(1301만명)을 꺾고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세울지도 관심사다.

 

△애니메이션 강세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연휴에도 강세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원치 않는 마법을 가진 언니와 밝고 용감한 동생의 자매애를 다뤘다. 환상적인 동화 세상과 화려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어우러지면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이미 개봉 9일 만에 200만명을 돌파한데다 가족단위 관객들에게 안성맞춤의 영화라는 점에서 ‘쿵푸팬더 2’의 애니메이션 흥행기록(506만 명)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흥행몰이중인 애니메이션 ‘넛잡: 땅콩도둑들’(전체 관람가)은 미국에서의 인기를 등에 업고 한국 관객들에게 출사표를 던졌다. 북미에서는 개봉 2주일 만에 매출 4000만달러를 올리며 질주 중이다.

 

겨울을 나기 위해 도시의 땅콩가게 습격에 나선 말썽꾸러기 다람쥐 설리와 친구들의 모험을 담았다. 동물들의 털 한올 한올까지 섬세하게 그려진 그래픽이 돋보인다.

 

△명절의 사나이 돌아오다

 

10여년 전만 해도 명절 극장가를 호령했던 청룽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나섰다. ‘폴리스스토리2014’(15세 관람가). 청룽은 이미 한국을 찾아 예능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밀며 영화 홍보에 전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다만 국내에서 청룽의 영화가 얼마나 통할지는 미지수다. 전작인 ‘차이니즈 조디악’은 전국관객 31만5000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정교한 액션과 코믹한 내용으로 버무린 ‘폴리스스토리’는 청룽을 아시아 톱스타로 올려놓은 대표적인 시리즈로, 지난 1985년 1편 이후 이번이 6번째다. 과거의 밝고 경쾌했던 ‘폴리스스토리’의 분위기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격무에 시달리는 주인공의 어두운 얼굴이 주로 그려진다.

 

하지만 격렬한 액션은 여전하다. 벽을 넘고 고층에서 떨어지는 청룽의 고난도 액션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옥타곤을 상기시키는 링에서 20~30대 격투기 선수와 벌이는 격투씬이 하이라이트다.

 

△예술영화도 풍성

 

올 설 연휴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개봉하지 않는 대신 저예산 예술영화는 다양해졌다. 예술영화들은 전주시 고사동의 독립영화상영관인 지프떼끄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가장 따뜻한 색, 블루’(청소년 관람불가)는 두 여자의 진한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유려한 연출이 돋보인다.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코엔 형제의 ‘인사이드 르윈’(15세 관람가)에서는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포크 뮤지션의 고달픈 삶이 이어진다. 코엔 형제 특유의 빛나는 유머와 뛰어난 영화적 기교가 어김없이 스크린을 수놓는다.

 

독특한 영상세계를 고수하는 짐 자무쉬 감독의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15세 관람가)는 21세기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뱀파이어 아담과 이브의 영원불멸한 사랑이야기다. 장신의 여배우 틸다 스윈튼이 주연을 맡았다.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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