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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램 들여다 보니....

역대 최다 한국영화 상영·축제성 강화 / '영화보다 낯선'·'불면의 밤' 이름 바꿔 아쉬움

   
▲ 전주영화제 개막작 ‘신촌좀비만화’ 가운데 한지승 감독의 ‘너를 봤어’ <위> 와 류승완 감독의 ‘유령’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영화제)는 3일 기자회견장에서 올 15번째를 맞아 정체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어수선한 분위기와는 달리 안정적인 영화제를 확언했다. 특히 세부 프로그램을 개편하면서 각 특성을 살리는데 중점을 뒀다. 역다 최다 한국영화 상영과 함께 축제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프로그램 개명·분리

 

5월1일부터 열흘간 44개국의 181편이 8개 주요 섹션과 11개 하위 섹션으로 나눠 선보인다. 이 가운데 영화제의 간판이었던 ‘영화보다 낯선’은 ‘익스펜디드 시네마(expanded cinema)’로, 시네마페스트의 ‘불면의 밤’은 ‘미드나잇 인 시네마(midnight in cinema)’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해 ‘불면의 밤’과 함께 시네마페스트 프로그램에 묶였던 ‘영화궁전’은 명칭을 없애고 가장 대중적인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네마페스트가 됐다.

 

가장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를 선보이는 ‘익스펜디드 시네마’는 영화의 경계를 확장한다는 의미를 담아 정체성을 좀더 나타냈으며,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영화를 보는 ‘미드나잇 인 시네마’는 세계 영화제에서 통용되는 어휘로 관객의 관람문화를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영화제가 일반 관객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 새로운 작명은 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화보다 낯선’이나 ‘불면의 밤’과 같이 몇 년간 통용됐던 이름을 버리는 것은 신중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더불어 해외 영화를 선보이는 ‘월드 시네마스케이프’를 ‘스펙트럼(spectrum)’과 ‘마스터즈(masters)’로 나눴다. ‘스펙트럼’에서는 이집트 혁명을 다룬 ‘너덜거리는 혁명’ 등 정치적 화두를 다룬 보다 다양한 형태의 영화가, ‘마스터즈’는 거장의 공인된 작품이 선보인다.

 

장병원 프로그래머는 “마스터즈 섹션은 선택에 주저함이 없을 정도로 세계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 등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거장의 작품을 선보이는 특별전 명칭도 ‘포커스 온’에서 ‘스페셜 포커스(Special focus)’로 변경했다. 이 부문은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원에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구성했다.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작품과 현재 세계적 거장이 된 벨라 타르, 잉그마르 베리만, 사무엘 풀러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또한 다르덴 형제, 고레에다 히로카즈, 울리히 자이델 감독이 만든 초기 다큐멘터리도 볼 수 있다.

 

△한국·남미영화 약진

 

올 영화제는 역대 가장 많은 한국 영화를 상영한다. 전체 출품작 181편 가운데 한국영화는 모두 43편으로 23.7%를 차지한다. 한국영화의 위상강화와 함께 양적인 확대가 이뤄졌다.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작품을 선보여 올해 한국독립영화계의 지형을 가늠한다는 복안이다.

 

김영진 프로그래머는 “공식적으로 120편, 비공식까지 150편의 한국영화가 출품을 신청했다”며 “한국경쟁 부문은 신인감독의 초기 영화로 실험적 또는 충격적인 한국독립영화의 다양성을 볼 수 있게 배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큐는 극을 닮고 극은 다큐를 닮는 특징이 보였다”며 “한국단편경쟁 부문은 지난해 20편에서 16편으로 줄었지만 성장, 사회비판 등 젊은 감독의 문제의식과 미래상을 보여주며 한국사회를 보는 다른 시각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국제경쟁 10편 가운데 4편이 ‘호텔 누에봐 이슬라’·‘까사 그란테’·‘공포의 역사’·‘우물’ 등 지난 2010년 이후 급부상하는 남미영화다. 다양한 지역과 색다른 스타일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작품들은 균열되는 가족과 사회의 모습을 그리거나 지난 시대를 새롭게 바라보려는 시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영화인과 관객의 ‘도란도란’

 

이날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극장 밖에서도 많은 야외무대를 선보여 감독·배우가 관객과 만나는 자리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먼저 관객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주요 야외 행사 장소를 영화의 거리 안쪽의 동진주차장에서 거리 입구로 옮겼다. ‘활력충전소’를 설치해 각종 공연과 이벤트를 치르며 관객의 쉼터의 역할을 하면서 영화제의 관문으로 만든다는 것.

 

영화인과 관객의 대화도 마련된다. 감독과 배우가 무대에 서는 ‘두 시의 데이트, 배우를 만나다’를 통해 영화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눈다. ‘비하인드 씬’에서는 개막작을 비롯해 모두 7편의 감독과 배우들이 제작과정의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와 함께 눈길을 끄는 강의로는 강신주 철학 박사가 올해도 전주를 찾아 아름다움과 축제에 대해, 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 전문가인 아드리아노 아프라 평론가가 거장의 영화세계에 대한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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