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상 '은행나무~…' 연극적 기법·연출적 상상력 호평
올해로 전북연극제는 30주년을 맞았다. 참으로 긴 세월을 한 번도 빠짐없이 연극제를 치러온 전라북도연극협회와 연극인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낸다. 이번 연극제는 제 32회 전국연극제가 열리는 군산에서 처음으로 개최되었다는 점과 우리 지역연극의 균형발전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반면에 연극제 개막일인 16일은 진도 앞바다에서 연안여객선이 침몰하는 참담한 사고로 300여명이 실종되거나 사망한 날이다. 사망자들과 그의 가족 친지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하면서도 연극제를 감행해야 하는 안타까움에 가슴을 치며 경연일정을 소화해 내야하는 집행부의 고뇌가 깊었다.
전반적으로 이번 연극제에 출품된 작품들은 전북연극의 수준을 가늠하는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고, 지역 희곡 창작역량을 제고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여기에 관객평가단을 모집하여 모니터링하여 심사에 반영한 것은 연극제 사상 처음 있는 일로 매우 고무적인 연극제가 되었다. 이와 함께 참가극단의 경제적 여건과 예산상의 문제를 극복하려는 시도로써 무대 미학을 완성하려는 노력은 전북연극의 열정과 연극인들의 장인정신을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하지만 보완해야할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남았다. 첫째, 창작역량의 제고하기에는 희곡의 완성도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극 구성에 있어서 단조롭거나 살아있는 대사의 추출이 아쉬웠다. 둘째, 전체적으로 연기역량과 내면연기의 표현이 과도하거나 등장인물의 개성적 인물 창조와 성격의 입체성을 살려내지 못하였다. 셋째, 장면별 비약이 심하고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지적사항으로 대두되었다.
이번 연극제를 통하여 우리 지역연극이 더욱 발전하려면 창작 초연작품이라는 한계를 벗어나 연기적 앙상블과 장면처리의 원숙함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희곡의 무대화에 필요한 전문화와 열악한 참가단체의 재정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좀 더 현실적으로 노력하여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연극제에 참가한 3개의 작품은 창작 초연이 2개 작품이고, 또 하나는 ‘작은 방’(오혜정 작/ 최경성 연출)은 극단 <명태> 가 작년에 발표하였던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가정폭력을 심도 있게 그려낸 시의성이 강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어린 시절 두 자매가 겪은 아버지의 폭력성을 고발하면서도 아버지가 남긴 유산을 물려받으며 두 자매의 사랑과 가족애를 확인한다. 다만 배우들, 특히 두 자매의 어린 시절에 겪은 아버지의 폭력성을 외부의 상황으로 그리며 배우들의 연기(아역)로 처리한 것은 연극적 정황을 잘 반영하였다. 하지만 대비 되는 장면처리는 인상적이었으나 배우들의 긴장한 듯한 연기는 등장인물의 성격과 입체화에는 미흡했다. 더욱이 잦은 눈물은 오히려 작품 감상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었다. 명태>
정읍지부 <우리아트컴퍼니> 의 창작초연작, ‘그날 먼동이 트고!’(정찬호 작·연출)는 지역의 역사적 소재를 발굴하여 무대화 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었으며, 척박한 연극 제작 환경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무대 운용과 신인 배우들의 연기훈련 등 열정적 노력을 펼쳐 보였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발전역량을 확인한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 활용과 의상이 등장인물의 성격과 고유의 인물별 차이가 없었다. 그런 이유로 배우들의 성격 구축에 있어서 변별적 특성이 보이지 않아 단조로운 연기역량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특히 극적 상황에 있어서도 단선적인 장면 구성과 외부의 폭력적 상황은 제거하고 마을 내부에서 벌어지는 공포분위기와 마을의 우물가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비교적 짦은 극이지만 지루했다. 우리아트컴퍼니>
최우수 작품상으로 선정된 극단 <까치동> 의 ‘은행나무 꽃을 아시나요’는 우리 지역의 설화를 무대화한 작품으로 연극적 기법과 연출적 상상력을 동원하였다는 점에서 우수한 점수를 얻었다. 무대 운용과 인형극적 요소의 대입은 연극의 다양성을 극대화 하였고, 오브제의 활용을 통한 극적 재미를 살렸으며, 장면전환의 용이성과 상징성을 보여준 은행나무 설정과 민속놀이를 도입한 상황재연은 작품 형상화에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 또 이 작품은 장면별 차별성과 배우들의 익살스런 장면처리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극 전개에 변화를 주었고, 조연들의 연기가 돋보였다. 까치동>
- 심사위원장 류경호(전주대학교 공연엔터테인먼트학과 교수),심사위원 이부열(전라북도배우협회 회장)·김영철(전 군산연극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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