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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축제를 만들고 즐기지 못하면 권력자가 수평적 축제를 빼앗아 수직적 축제로 이용합니다. 시민이 참여하는 수평적 축제는 쳇바퀴같은 일상에서 특별함을 주는 질적인 시간을 만듭니다. 여러분도 전주에서 이런 시간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지난 4일 정오 영화의 거리 입구 주변에 마련된 지프라운지에서 시네마 클래스 ‘강신주의 철학극장’이 열렸다. 이날 정용실 KBS아나운서의 사회로 전주국제영화제 이상용 프로그래머와 함께 자리한 강신주 박사는 ‘축제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펼쳤다.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영화제에서 감독·배우가 관객과 대화를 나누며 소통해야 하는데 일부 영화제는 드레스에 초점을 맞추며 영화가 사라지고 본말이 전도됐다”고 운을 뗐다.
강신주 박사는 “자치단체가 업적을 위해 시작해, 스크린을 놓고 아이콘에 집중하는 형식은 정치권에 좋다”면서“마을 잔치는 주민간 공감·이해의 자리였고 1980년대 대학 축제는 학생들이 주도해 만들었다. 하지만 현재는 연예인 섭외가 관건이 됐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축제는 자치단체와 스타가 있어 우리의 삶을 가리는 수직적 축제, 촛불문화제처럼 참여자가 자각·이해하는 수평적 축제가 있다”고 구분한 뒤 “이는 참여하는 사람이 어떻게 이용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흘러가는 양적인 시간을 소중한 날로 기억할 수 있는 질적인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구의 생일이나 만난 지 며칠 되는 날 등 축제로 삼은 질적인 시간이 많을수록 우리는 행복해진다”며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한 번도 쉬고 않고 목표 층까지 올라간 것 등 어제와 다른 소소한 사건을 기념하는 노력을 할수록 일상이 섬세해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 박사는 영화를 ‘타인과의 경험’이라고 정의하고 내면을 보는 훈련을 쌓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영화를 보고나서 옆사람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하면 그 사람의 내면을 알게 된다”며 “자신이 무식할 거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도 기죽지 말고 확신을 가지고 대화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할리우드와 예술영화의 차이는 자기와 비슷한 영혼 코드를 가진 감독을 만나고, 영화에서 울 때와 웃을 때가 일치하는 사람을 분별할 수 있는 점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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