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진회차 역대 최고 기록…좌석점유율 84% / 상영관 확보·서비스 질적 제고 과제로 남아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영화에 집중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하며 막을 내렸다.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등에서 치러진 올 전주영화제는 장편화와 한국독립영화 확대라는 변화를 꾀했다. 세월호 참사로 축제성 부대행사를 모든 취소한 상황에서 토요일에서 화요일까지 4일간 이어진 연휴 등으로 지난해 80% 아래까지 떨어졌던 좌석 점유율이 반등했다. 특히 매진 회차는 전체 상영된 331회차 가운데 214회차로 역대 최고와 부문별 고른 매진을 기록했다. 반면, 영화제 내실을 기하기 위한 몇 가지 과제도 남기며 내년을 기약했다.
△좌석 점유율 80%대 회복
11일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 전주영화제 관객 수는 6만847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9년 7만762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전체 좌석 수 8만1464석 대비 좌석 점유율은 84.1%였다. 이는 최근 5년간 최고 점유율이었던 지난 2011년 85%에 근접한 수치다. 2012년 80.1%, 지난해 79%로 주춤하던 흥행 성적이 상향세로 돌아섰다.
더욱이 좌석 수가 줄면 좌석 점유율이 다소 높아지는 이전의 경향성을 상쇄하면서 두터운 관객층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8년 좌석 수 7만9185석·점유율 82.4%에 이어 2009년 9만1222석의 77.6%, 2010년 8만269석의 83,4%, 2011년 7만5000석의 85%였다. 올 좌석 수는 전년보다 1108석이 감소하는데 그쳐 차이가 적었지만 관객 점유율은 5%p 높아지면서 좌석 수와 관객 점유율의 반비례 양상에서 벗어났다. 특히 매진 회차는 역다 최대로 214회차였다. 2011년 179회차의 매진 기록을 갱신했고, 전주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200회를 넘었다.
각 부문별 인기도 고른 모습이었다. 개막작 ‘신촌좀비만화’가 온라인 예매에서 22초만에 매진된 것을 비록해 익스팬디드 시네마의 ‘완벽하게 사라지는 법’,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의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월드 시네마스케이프: 스펙트럼의 ‘언더 더 스킨’ 등이 전회 매진됐다. 시네마 페스트의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추가 상영에도 입석표까지 모두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중남미지역의 영화가 부상한 점도 눈에 띄었다. ‘공포의 역사’, ‘호텔 누에바 이슬라’는 각각 국제경쟁 ‘대상’과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고, 각 3차례의 상영도 매진돼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해석이다.
국제경쟁·한국경쟁·한국단편경쟁 등 경쟁 부문의 상영작도 모두 95% 이상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올해로 6회를 맞은 ‘전주프로젝트마켓(JPM)’은 역대 최대 규모인 235개 영화 관계사와 단체에서 841명이 참여해 영화의 투자와 배급 등 산업과의 연계도 성황을 이뤘다.
영화제 관계자는 “경쟁부문 강화에 주력한 프로그램의 방향성이 관객에게 통했다”며 “고른 호응을 통해 개편한 프로그램의 안정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운영 변화 터닝 포인트
올 전주영화제는 프로그램, 제작 프로젝트 등에서 새로운 형식을 도입했다. 영화제 기간을 두 개로 나눠 전체 10일 가운데 7일은 기존 프로그램대로 진행하며 별도의 폐막식이 없이 시상식으로 대체했다. 마지막 3일은 상영관을 13개에서 5개로 줄여 주요 경쟁 부문의 출품작과 수상작을 상영했다. 영화제의 정체성을 알 수 있는 작품을 후반부에 집중 배치했다. 관객에게 관람 편이성과 접근성을 높이고, 수상 결과를 관객과 함께 돌아보는 시간을 진행했다. 3일간 좌석 점유율도 평균 87%로 전체 평균보다 높아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세월호 참사로 거리공연과 파티 형식의 행사를 모두 취소하면서 영화와 함께 이야기로 열흘을 채웠다. 전문가로부터 영화 해석을 듣는 마스터 클래스, 다양한 영화 전문가가 함께한 시네마 클래스 등 강연과 야외에서 진행된 ‘비하인드 씬’, ‘두 시의 데이트, 한국영화를 만나다’ 등 감독·배우가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도 모두 33차례 진행됐다.
영화에 집중하는 운영을 두고 호불호가 갈리면서 조직위 내부에서도 향후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고석만 집행위원장은 “올해가 새로운 영화제를 도입할 터닝 포인트가 됐다”며 “프로그램에 자신이 있다면 축제성 행사를 취소하고 영화에 집중하는 형태도 생각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흥이 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는 만큼 그 수요를 적절하게 분산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대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적 운영 개선 과제 남겨
올 전주영화제는 운영상 안정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상영관 확보와 서비스의 질적 제고가 지적됐다. 영화제의 확장을 위해서는 상영관 확대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현재 1편당 2~3번 이뤄지는 관람 회차를 늘려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
일부 상영관의 시설 낙후도 제기됐다. 매년 전주영화제 기간이 블록버스터 영화의 개봉 시기와 맞물리는 가운데 올해는 ‘어매이징 스파이더맨’의 효과음이 옆 상영관의 영화제 출품작 상영시간에 들리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영화제의 간판 섹션에 대한 개명도 아쉬운 지점이었다. 기존 ‘영화보다 낯선’과 ‘불면의 밤’이 각각 ‘익스팬디드 시네마’와 ‘미드나잇 인 시네마’로 바뀌어 관객에게 호응을 받지 못했다.
지난 2008년부터 전주영화제를 찾았다는 엄나래 씨(26)는 “전주영화제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의 이름이 바뀐 점은 섭섭하다”며 “불면의 밤의 경우 새 이름을 몰랐으며, 예전에는 주제별로 골라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특색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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