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가 30일 막을 올렸다. 다음달 9일까지 10일간 전주를 영화로 달굴 올 영화제에서는 ‘소년 파르티잔’을 개막작으로 47개국의 장편 158편, 단편 42편 등 모두 200편의 영화가 420여차례에 걸쳐 상영한다.
전주국제영화제의 간판은 ‘전주 프로젝트: 삼인삼색’. ‘디지털 삼인삼색’으로 이어온 이름을 바꿔 달았다. 올 ‘삼인삼색’에 참여한 아르헨티나의 벤자민 나이스타트 감독, 김희정 감독, 이현정 감독을 통해 작품과 제작 뒷이야기를 들었다.
"영화속 모습이 곧 현재"
△벤자민 감독 ‘엘 모비미엔토(El Movimiento)’-과거라는 현재의 거울
이 작품은 1830년대 아르헨티나가 배경이다. 감독은 당시 불안정한 건국의 과정 속에서 자유와 독재, 권력에 대한 욕망을 갈구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역사적 문맥에 영감을 받았다. 야심찬 지도자 세뇨르가 남부 팜파스 지방에서 정치공동체를 만들고 점점 독재자로 변하는 이야기다.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보다 면밀히 들여다보면 오늘날 당면한 문제의 답을 찾을 수 있지않을까 싶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모습이 현재 우리의 상황에도 적용됩니다. 아르헨티나에만 국한되지도 않습니다. 제 영화의 중심 소재인 ‘권력’은 그 어떤 경우에도 악으로 작용하며, 가장 강력한 힘일 겁니다.”
그는 자신의 영화에 대해 “ ‘사실’에 초점을 맞춘다”며 “특정한 관점에서 바라볼 때의 사실로 단순한 이미지나 음향이 아닌 ‘순간들’이다”고 설명했다.
"정우, 진심으로 느낄수 있다면 성공"
△김희정 감독 ‘설행-눈길을 걷다’-정우의 영화
‘설행-눈길을 걷다(이하 설행)’는 알코올 중독자가 수도원에 들어가 유혹을 견디는 과정을 시적인 화면에 담았다. 제목처럼 남자주연공인 정우가 흰 눈길을 걷는 장면이 절정이다. 심리를 그려내는 김희정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김 감독은 ‘설행’을 정우의 영화로 단언했다. 그래서 정우의 얼굴이 가장 중요했다. 정우 역의 배우 김태훈 씨는 제작진과의 첫 만남에서부터 얼굴의 클로즈 업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됐다.
김 감독은 “얼굴을 통해 관객이 알코올중독자인 정우를 진심으로 느끼고 그에게 공감할 수 있다면 성공이다”고 설명했다.
여자주인공인 마리아 수녀 역은 자연미를 갖춘 신선한 얼굴로 영화에서 이미지를 전환할 수 있는 신인이 필요했다. 김 감독은 “촬영하며 알게 된 박소담 씨는 매우 똘똘한 배우다”며 “자신의 역할과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유연하게 배역을 소화했다”고 말했다.
"삼례, 하나의 거대한 세트"
△이현정 감독 ‘삼례’-현실과 비현실의 변주곡
영화 ‘삼례’는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완주군 삼례읍에 찾아온 영화감독 승우(이선호 역)가 소녀 희인(김보라 역)을 우연히 만나 다른 차원의 두 세계가 충돌하는 이야기다. 실제 이현정 감독이 삼례미술촌에 미디어아트 작품을 전시하러 왔다 시나리오를 쓴 영화 밖 현실과도 겹친다. 이현정 감독은 ‘삼례’를 하나의 거대한 세트처럼 관객에게 보이도록 미장센에 중점을 뒀다.
이 감독은 “일상적인 공간이면서도 비현실적인 분위기가 드러나 영화가 더욱 매력적이면서 생동감이 느껴지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영화처럼 실제 작품을 만들면서 비현실적인 일이 많았다고 전했다. “촬영 전 이 프로젝트의 제목도 모르고 사무실에 온 조명감독에게 시나리오를 건네주자 표지에 써진 삼례라는 글씨를 보고 본인 고향이 삼례라고 얘기할 때, 승우가 희인을 만나는 상황처럼 어떤 운명이나 기운이 저를 그곳으로 끌어당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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