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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첫 막 연 야간상설공연 '한옥스캔들'

비보이·국악·전통무용 혼용'어수선' / 관객 참여형 이벤트 몰입 방해 / 좁은 동선 등 공연 재정비 필요

▲ 전주시가 주최하고 문화포럼 나니네(단장 김성훈)가 주관하는 야간상설공연 ‘한옥스캔들’이 지난 5일 오후 7시 전주소리문화관 마당극장서 개막했다. 사진은 국악 비보이 이스트기네스의 공연 장면. 사진제공=문화포럼 나니네

전주소리문화관 마당극장서 첫 막을 연 ‘한옥스캔들(연출 박희태)’, ‘과유불급’이란 말이 들어맞는 공연이었다. 비보이, 국악, 전통무용 등을 혼용하려는 ‘파격’도 결국 과하다는 지적이다.

 

전주시가 주최하고 문화포럼 나니네(단장 김성훈)가 주관하는 야간상설공연 ‘한옥스캔들’이 지난 5일 오후 7시 전주소리문화관 마당극장서 개막했다. 이 공연은 오는 11월 20일까지 매주 목·금요일에 펼쳐진다.

 

이 작품은 한옥마을 인근 한벽당 구전설화를 나니레 국악단, 타악연희원 아퀴, 국악비보이 이스트기네스가 펼쳐내는 총체극이다. 전북대 이정덕·전정구 교수가 채록한 ‘전주설화’ 중 ‘진불대왕과 괴물설화’를 모티브로 해, 새로 부임한 젊은 사또 도협과 한옥이가 천년괴물을 무찌르고 사랑을 이루는 게 내용의 골자다.

 

연출가 박희태 씨는 이 공연에서 여러 가지 이색적인 시도를 했다. 전통마당극 형식과 현대극의 내레이션 형식을 혼용했고, 비보이와 판소리, 한국무용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면서 비빔밤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경품을 내걸고, 관객이 젓가락 짝쇠 체험과 소금 가마니 쌓기 등에 동참하는 ‘참여형 이벤트’도 마련했다.

 

하지만 여러가지가 혼용된 연출은 제대로 어우러지지 못했다. 판소리와 비보이의 춤사위, 국악단의 연주는 ‘화학적인 작용’을 하지 못해 각자의 소리내기에 급급했다. ‘각자의 무대’는 훌륭했지만 공연은 조화롭지 못했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에 진행되는 관객 참여형 이벤트는 극 전개의 몰입을 방해했다. 일부 관객은 극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공연 중간에 나가기도 했다.

 

좁은 장소에 맞지 않은 무대 동선의 활용은 관객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무대 정면과 뒷면, 측면에서 갑작스레 등장하는 출연진들 때문에 관객들은 어디를 봐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극의 부적절한 러닝타임 안배로 인해, 관객들이 공연의 전체적인 줄거리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7시 30분에 시작된 공연은 30분 가까이 비빔밥 식사시간으로 보냈고, 나머지 40여분에 급박하게 스토리를 전개시켰다. 관객들 중 일부가 함께 온 지인 등에게 극의 전개과정에 대해 물어보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결국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나 보니, 어느 하나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내 문화예술 관계자 A씨는 “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판소리, 비보이, 비빔밥 등 여러 가지를 선보이려다 보니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며 “2억 5000만원의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간 만큼 공연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단장은 “스토리 라인을 보강해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 방향으로 가겠다” 며 “마당쇠 공연처럼 화자가 바람몰이 방식으로 가는 게 아니라, 내래이션으로 극 설명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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