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청년작가 단체 '씨앗' 4일 군산서 세미나 개최 / 홍경한 편집장 등 강연 / 동시대성·현대성 주문
“예술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해야 한다면 무소의 뿔처럼 가야 합니다. 치열한 생존의 장소에서 목표 의식을 설정하고 매우 치밀하게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경향 아티클 홍경한 편집장은 평소 그답게 미술학도와 20~30대 청년작가 40여명에게 미술시장의 현실과 살아남는 방법을 직설적으로 상기했다. 그는 “냉혹한 현실에서 선택이 필요하다”며 “훌룡한 작품은 작업실에서 나오지만 그 결과는 외부와의 조우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제언은 미술단체 ‘씨앗(C.art, 시 아트)’ 운영위원회가 지난 4일 군산시 월명동에 있는 창작 문화공간 ‘여인숙’에서 진행한 세미나에서 역설됐다. 이날 ‘Between In n Out(비트윈 인 앤드 아웃)- 안과 밖의 사이’이라는 기치로 홍경한 편집장은 ‘한국현대미술의 지형과 구조’를, 서진옥 여인숙 큐레이터는 ‘나, 그리고 지역 바라보기’를 강의해 참석자의 공감을 얻었다.
이날 우리나라 미술시장에서 작가가 성공하는 방법을 제시한 홍 편집장은 “방콕형 창작스타일이 환영받는 시대가 아닌 만큼 쑥스러움과 두려움을 갖지 말고 밖으로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존심을 버리는 것이 아니다”며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들고 다니며 작품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바탕에 조형성, 독창적인 개성, 미술사적 선구성 등을 갖춘 작품성을 전제했다. 작품성은 미술품의 가치를 판별하는 절대적 기준인 만큼 홍 편집장은 동시대성과 현대성을 주문했다.
그는 “다가올 시대를 예술로 대비하고, 전복해야 기념비적 작품이 나온다”며 “시장 구조에 적응하고 규격을 깨는 탈경계화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참여형, 상호 지향적인 치열한 융합과 낯설기에 대한 노력도 결국 감동을 줘야 한다”며 “스탕달신드롬처럼 나를 투영한 작품으로 관객에게 감동을 얼마나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나를 버리지 않으면서 맥락화해 미시적인 자신의 이야기를 사회적, 역사적으로 확장해야 한다”며 “예술이 자기 소구적이라면 정부가 지원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를 위해 그는 공부를 강조했다. 홍 편집장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대가들은 3~4개국어를 했다”며 “관계 맺기, 학식 쌓기 등 많은 것을 해야 살아서 앤디 워홀이 된다”고 보탰다.
홍 편집장은 문화권력이 만든 구조 안에서 움직이는 미술시장과 OECD 국가 가운데 상대적으로 낮은 문화예술 예산과 정책의 문제점도 꼬집었다. 그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미술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아트 스타 코리아’의 뒷이야기도 들려주며 흥미를 끌었다.
이에 앞서 발표한 서진옥 큐레이터도 참석자들에게 협업, 외부와의 관계 맺기, 자신의 브랜드 가치 제고를 제시하며 “힘들어도 일단 시도해보라”고 강조했다.
서 큐레이터는 “협업을 통해 글, 홍보 등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개인을 브랜드화 해야 한다”며 “민간단체 지원, 지역의 문화공간, 자치단체와 정부 지원 등을 두드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나만의 특색이 있어야 한다”면서 “관람객에 대한 태도, 다른 작가를 만나는 태도 등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그는 “개념을 구체화하기 위해 인문학적 개념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작가들은 “그동안 뒤에서 쉬쉬하던 이야기를 명확하게 정리해서 시원한 감이 있다”며 “현실적인 이야기가 와 닿았다”고 평했다.
세미나를 마련한 씨앗 김성수 대표는 “청년작가에게 직설적이고 날카로운 강의가 자극제가 됐다”며 “지역의 젊은 작가도 하고 있고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다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씨앗은 전북대. 군산대, 원광대, 전주대 출신의 도내 청년 작가가 모인 미술단체다. 지난 2012년 창립 전시를 시작으로 매년 전시회와 세미나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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