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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월촌 이기반 사백님 영전에] 눈물도 이별도 없는 하늘서 편히 쉬소서]

쪽달로 태어나 온달로 옹글어질 때까지 파도 많은 난세를 용케도 견디시면서 늘 넉넉하고 너그럽게 외길로만 살아오신 月村 선생님!

 

막막한 이 세대에, 우리가 어떤 심지로, 어떤 문학을 해야 할 것인가를 몸소 보여주시고 이끌어주셨던 그 절대절명의 기로에서 이제 우리는 나침반 하나를 망망대해에서 잃었습니다.

 

오호! 월촌선생님,

 

‘청구원 깊은 밤에

 

촛불 밝히고

 

은행잎 지는 바람결 따라

 

슬픈 목가로 세월을 달래시던 임’

 

이라고 석정스승을 추모하시던 그 길을 따라 이 만추에 떠나셨습니다.

 

회고컨대 선생님은 지난 1959년 석정스승님에 의해 〈자유문학〉지 추천을 마치고 등단하신 이래 1965년 제1집 〈불멸의 항쟁〉을 비롯하여 〈한포기 들풀〉로 등 20여권의 시집과 〈한국현대시연구〉(1981) 등 10여권의 연구서를 비롯하여 40여 편의 학술논문 등으로 우리학계에 크게 이바지하셨습니다.

 

어찌 그 뿐이겠습니까?

 

어느 누구를 만나도 너그러운 미소와 함께 항상 먼저 손을 잡아주신 선생님은 저 격동의 1950~60년대에도 ‘석정문학회’를 앞장서 창립주재하심으로 오늘날 석정문학관이 건립케 된 밑거름이 되게도 하셨습니다.

 

이밖에도 제16대 전북예총 회장 재임시에는 여러 행사를 수준 높게 이끄시어 타도의 모범이 되게 하셨습니다.

 

지난 1984년에 쓰신 시 ‘그림자 일어서서’에서

 

산이 무너진 자리에

 

산 대신 빌딩이 솟는다

 

흙을 잃고

 

울타리와 지붕을 잃고

 

빌딩이 솟는다

 

라고 하신 예언이 지금 불길하게도 맞아가고 있습니다.

 

월촌선생님!

원하옵나니, 부디 눈물도 이별도 없는 저 하늘나라 주님의 품안에서 편히 쉬소서, 쉬소서. 아멘!

 

2015.11.19

 

後學 허소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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