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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도가 낳은 명사들 삶

전북향토문화연구회 〈전주의 인물〉 / 입지적인 45명 생애·시대상 한 권에

완산(完山), 즉 현재의 전주에 터를 잡은 견훤이 892년에 후백제를 건국한 뒤 천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45년을 버틴 후백제가 사라지고, 고려나 조선처럼 시대가 급변하는 동안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인물이 전주에서 태어났으며 또 격정적인 삶을 살았다.

 

전북향토문화연구회가 발간한 <전주의 인물> (이치백 외)은 그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족적을 ‘천년고도’ 전주에 남긴 45인을 조명한 책이다. 전주시의 지원을 받아 이희권 전 전북대교수, 주명준 전주대 명예교수,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 이운룡 전 전북도립문학관장, 이철량 전북대 교수, 김승일 전 전북일보 주필, 이흥재 전 전북도립미술관장, 김병기 전북대 교수, 이경재 전 전북일보 수석논설위원이 글을 썼다.

 

책에는 출생지가 다르더라도 전주에서 수십 년을 거주했거나 생을 마감한 인물들이 수록됐다. 후백제의 견훤을 시작으로 2014년에 작고한 화가 송수남에 이르기까지 1100여년간 예술·학문·종교·경제·정치·사회 등 지역에서 손꼽히는 각 계 인사들이다.

 

주 활동 시대별로 고려조에는 이규보·이문정·최양, 조선시대에 이사철·이경동·정언신·이정란·정여립·오억령·이상진·이기경·이삼만·권삼득·전우, 그리고 1900년대 이후에는 박한영·이보한·최병심·김인전·김희순·김가전·이광열·배은희·인톤·이익산·박정근·황욱·이우식·김대준·이응로·이주상·명대혁·신석정·박용상·송성용·황의섭·하반영·류청·이강오·황면주·송준호·이의주·서정상·오정숙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전주의 인물> 을 단지 위인전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는 개인의 업적을 나열하는 대신 옛 문헌을 바탕으로 해당 인물이 살았던 시대상과 당시 세간의 평가를 같이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관점에서 또 다른 해석과 평을 내놓은 점도 흥미롭다.

 

“사실 김가전 지사는 1949년 12월 15일 전북도지사에 취임하여 과로 때문에 1951년 10월 5일 순직하기까지 22개월여 재임하는 동안 특기할 만한 업적을 쌓지 못했다. 취임하자마자 도정 운영계획 하나 세우기도 전 6개월 만에 6·25라는 민족 최대의 전란에 휩싸였던 것이다.”

 

또한 <전주의 인물> 은 개인의 삶을 들추기 보다는 지역의 한 분야에서 명성을 쌓은 인물을 통해 전북, 전주의 역사를 쉽게 전하고 있다.

 

환자를 위해 입원실에 장작불을 피우고 공터에서 개고기를 삶는 풍경이 벌어졌던 ‘황외과의원’처럼 유쾌한 에피소드 뿐 아니라, 군정의 사법부 침해에 반대하며 판사들이 대거 사표를 냈던 ‘전주법원 법조프락치 사건’ 등 암울했던 시절도 엿볼 수 있다.

 

이치백 전북향토문화연구회장은 서문에서 “개개인에 대한 자료가 부족한 경우도 많아 집필위원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전주의 인물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보겠다는 계획을 실행하고 보니 천년고도답게 예상밖으로 많은 인물이 배출됐다. 모두 한꺼번에 수록할 수 없어 속편을 간행할 양으로 45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최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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