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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카드뉴스]어린이집 누리과정 : 열린 무상보육 닫힘

 

 

 

 

 

 

 

 

 

 

 

 

 

 

 

 

 

 

 

 

 

 

어린이집 누리과정: 열린 무상보육 닫힘

#표지.

어린이집 누리과정: 열린 무상보육 닫힘

#1.

지난 5월 30일, 전북교육청의 2016년 1차 추경예산안(833억 원 규모)이 전북도의회 예결위에서 부결됐습니다.

#2.

이번에도 쟁점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문제였습니다. 예결위는 도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국주영은 의원: “감사원의 감사 결과 도교육청은 990억의 가용 재원이 있고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위헌이 아니라고 결론 났는데도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있다”

정진세 의원: “전북도청에서 100억 원의 법정전출금을 조기에 전출했음에도 이번 추경에 누리예산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은 것은 사회적 갈등에 대한 해결의지를 보여 주지 않은 것”

#3.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매년 갈등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체 ‘누리과정’이 뭔데 이렇게 문제인 걸까요?

#4.

‘누리과정’은 지난 2012년 이명박 정부가 만 5세 아동을 대상으로 시작한 무상보육(+유·보 통합) 정책입니다. 당초 만 5세 아동을 대상으로 했다가 이후 만 3~5세로 대상이 확대됩니다.

#5.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모두의 이목을 사로잡는 공약을 제시합니다. 바로 ‘국가가 책임지는 무상보육’이었습니다.

박근혜 후보: “보육은 국가가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

#6.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이 됐고, 정부는 누리과정 정책을 밀고 나갑니다. 문제는 이 예산을 중앙정부가 부담하는 것이 아닌, 각 시·도교육청이 부담하는 것으로 된 데 있습니다. 바로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제23조 제1항 구절 때문입니다.

 

“영유아 무상보육 실시에 드는 비용은 예산의 범위에서 부담하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른 보통교부금으로 부담한다.”

#7.

시·도교육청은 직접 세금을 거둘 수 있는 기관도 아니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기관도 아니지요. 예산의 대부분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른 보통교부금으로 구성됩니다. ‘내국세 총액의 20.27%’로 정해져 있습니다.

#8.

시·도교육청의 부담이 점점 커졌지만, 시·도교육청에 들어가는 돈은 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엄밀히 말해 ‘누리과정 예산을 보냈다’는 정부 주장은 틀린 것이지요. 기획재정부는 세수가 늘면서 자연히 교육교부금도 2015년까지 10조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 예측은 완전히 빗나가고 맙니다.

기재부가 예측한 것: 49.4조 원

실제 교부된 것: 39.4조 원

#9.

2015년은 만 3~5세 무상보육이 ‘완성’되는 해였습니다. 예산도 시·도교육청으로 일원화되고요. 그래서 2015년 예산을 짜는 시점, 그러니까 2014년 가을에 본격적으로 문제가 터지기 시작합니다. 전북교육청은 무상보육 예산으로만 1453억 원을 써야 할 처지가 됩니다. 2012년엔 647억이었던 예산 부담이 3년 만에 800억 이상 커진 겁니다.

#10.

이 해, 전북교육청은 유치원 예산인 636억 원만 편성하고, 어린이집 예산 817억 원은 편성하지 않았습니다. 어린이집은 ‘보육기관’이므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상 교육감에게 예산 편성 권한이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전북교육청은 이 논리를 2016년 예산 편성 때에도 똑같이 적용, 누리과정 전체 소요액 1524억 원 중 유치원 예산 691억 원만 편성했습니다.

#11.

김승환 교육감은 ‘시행령의 모법 위반’을 지적했는데,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서는 ‘교육기관’에만 예산을 지원하도록 해놓고 왜 법률보다 하위인 ‘시행령’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른 보통교부금’으로 어린이집에 예산을 지원하라고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12.

전북교육청의 재정 상태도 문제가 됐습니다. 2015년 본예산 2조6317억 원 중에서 필수·경직성 경비를 빼고 교육감이 공약 사업 등에 쓸 수 있는 재원이 고작 5%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13.

이런 상황에 대한 정부와 중앙 정치권의 대응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고쳐 누리과정 예산을 시·도교육청 ‘의무지출경비’로 지정한 것이었고, 또 하나는 ‘목적예비비’ 명목으로 5064억 원을 지원한 것이었습니다. 이 중 전북의 몫은 264억 원이었습니다.

#14.

2015년 6월 23일,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전북교육청을 방문해 ‘시행령 폐기’ 등을 약속하면서 김승환 교육감도 지방채를 발행해 그해 분의 어린이집 예산을 편성했지만,

#15.

여대야소의 상황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상 교부율을 현행 20.27%에서 25.27%로 올려야 한다는 교육감들의 주장도 묻히고 말았죠.

#16.

정부는 “무상급식에 쓸 돈을 무상보육으로 돌리면 된다”,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해서 돈을 아끼면 된다”는 등의 주장을 펼쳤지만, 교육감들은 “교육자치를 훼손하는 주장”이라며 맞섰습니다.

#17.

그 사이 전북교육청의 채무는 1조 원에 이르게 됐고, 어린이집은 운영난에 빠졌습니다.

2016학년도 도내 공립유치원 만 3세 반 평균 경쟁률은 5.75대 1을 기록했습니다. 2015학년도 4.29대 1에 비해 크게 오른 것이죠. ‘탈 어린이집’ 현상이 일어난 겁니다.

#18.

…이런 상황이 해를 넘기고도 그대로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랍니다.

#19.

“내 공약도 아닌 무상보육 예산을 왜 전가해?”

“예산… 시·도교육청 의무지출이에요.”

#20.

“!?!?”

#21.

얼마 전 개원한 제20대 국회, 원내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세월호특별법, 생활화학물질피해구제법과 함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을 쟁점으로 내걸었습니다. 김태년, 오제세, 주승용, 최도자 의원 등도 같은 취지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22.

여전히 전북교육청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있고, 정부는 “예산을 편성하라”며 압박만 할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답을 낼 수 있는 것은 결국은 ‘정치’뿐. 올해는 좀 바뀔 수 있을까요?

기획 신재용, 구성 권혁일, 제작 이권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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